한진, 세 번째 ‘한진해운 살리기’ 나서…“美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 고려”

2016-08-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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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총 851억원 지원…1000억 가량 유동성 확보 효과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한 25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진해운이 54% 지분을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한진이 매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12일 공시를 통해 “미국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진은 한진그룹에서 육상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월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을 621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법인 지분 21.33% 전량을 230억원에 매입하는 등 지금까지 한진해운에 총 851억원을 지원했다.

롱비치터미널은 한진해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형 터미널이다.

연간 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화물을 취급할 수 있어 미국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핵심 자산이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유동화를 통해 약 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지난 4월 25일 제출한 첫 번째 자체 자구안에서 밝힌 바 있다.

다만 한진해운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맺은 계약 때문에 올 연말까지는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매각할 수 있는 시기가 당장 채권단이 요구한 시한과 격차가 크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삼아 ㈜한진에 대출을 받는 방식 등이 우선 고려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임대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내년 말까지 자금 부족분이 1조~1조2000억원에 달한다. 정확한 자금 부족분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선박금융 상환유예 협상 결과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협의 하에 조건부 자율협약 기간을 오는 9월 4일까지로 늘려 놨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채권단에 그룹 차원의 추가 자구안을 제출함과 동시에 용선료 인하, 선박금융 상환유예, 비협약채권 채무 재조정을 모두 성공해야 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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