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소]김해 평지마을 "시원한 계곡과 백숙,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2016-08-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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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진례면 평지마을 전통 음식촌 위치도.[사진=김해시]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이 쇠해지고, 열대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인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올해는 유난히 한반도에 찜통 더위가 몰아 닥쳐 여름 나기가 버겁다.

이럴 때 여름철 보양식으로 '백숙'만 한 게 또 있으랴. 백숙은 한국 요리에서 고기나 생선을 양념 없이 끓이거나 삶는 요리를 일컫는다. 주로 닭고기를 끓이는 닭백숙을 의미할 때가 많은데,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다.
연간 20만 명이 찾는 김해시 진례면 '평지마을 토속 음식촌'은 계곡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김해 지역의 명소다. 이 곳은 김해 특유의 '백숙'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평지마을은 진례저수지의 윗쪽 평평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행정구역은 진례면 신안리에 소재하면서 용제봉을 끼고도는 대암산과 개곡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해발 300m 쯤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앞에는 신안저수지가 시원하게 마을의 경관을 더해준다. 신안마을 뒤편에는 비음산이 있고 정상에 오르면 가락국 때 조성된 진례산성이 있다. 마을 남쪽에는 남산재가 자리한다. 동래에서 마산과 진주로 통하는 길목으로 산 중턱의 움푹하게 꺼진 곳에는예전에 길 손들이 노곤한 발 길을 잠시나마 쉬려고 들렀던 주막집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예전에는 신안저수지를 농업용수로 이용하여 논 농업으로 생활을 했다. 마을지명으로 봐도 이곳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이 곳 사람들은 '평지마을'을 '새들', '봉답', '중바지', 못밑들'이라고 부른다. 신안마을 뒤편 새로 만들어진 들이라서 '새들'이라 했고, 마을 뒷편 새들 위쪽에 있는 한발이 극심한 논을 '봉답', 마을 바로 앞에 있는 들은 '중바지', 무송소류지 밑에 있는 들은 '못밑들'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평지마을은 지금은 거의 논농사를 짓지 않고 대신 장사를 하는 주민들이 텃밭으로 사용하며 직접 채소를 재배해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에서는 자그마한 터에 멋진 소나무들이 늘어 서 있다. 이 곳은 평지마을의 당산골이었다. 당산골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의 염원을 담아 정성들여 제를 지내던 곳이었다. 근래 들어서는 당산제를 지내지 않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재를 지낸 흔적과 돌무더기들이 있다.

평지마을 백숙촌이 형성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 가장 먼저 찾아온 손님은 신안리 저수지의 낚시꾼들이었다. 낚시를 하다 배가 허기지면 이곳 평지마을 주민들에게 집에서 키우는 닭을 잡아 달라고 종종 부탁하면서 시작됐다는 후문.

김해시 진례 평지마을은 백숙으로 유명하다. 자연 속에서 먹는 백숙은 심신을 치유하는 '소울 푸드'로 여름철 보약식으로는 제격이다.[사진=김해시]


평지마을은 앞 마당에서 키우는 일명, '촌닭'이라 불리는 닭으로 요리한 백숙은 지친 심신을 다독여 준다. 현지에서 직접 키워서 조물조물 양념해 담근 김치와 깍두기가 곁들여지면 그 맛이 일품이다. 닭살을 발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또 다른 별미를 느낄 수 있다.

집 집마다 독특한 레시피로 끓여내는 백숙 국물을 들이키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시원하게 날아가는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평지마을의 계곡을 따라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깨끗한 물, 그리고 신록의 푸름이 조화를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지경에 이르게 한다. 화포천이 시작되는 계곡에 발을 담그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평지마을은 지난 2011년 진례저수지 전체를 바이오 순환림, 산책로, 정자, 그늘막 등을 설치한 수변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산책 코스로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심 속에 찌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기에는 안성맞춤인 동네. 좀 과하다 싶은 표현이겠지만 무릉도원'이라 칭할 수 있는 김해 평지마을에서 삼복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보내는 것도 이번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는 '꿀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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