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 점유율 방어전이 여전히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7월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OPEC이 의미있는 생산량 조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풀이했다.
WSJ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라크 주도로 7월 OPEC의 산유량은 6월보다 일일 4만6000배럴 증가하며 하루 3,311만배럴에 달했다.
이제 기온이 다소 내려가면 사우디가 산유량을 다소 조절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OPEC 생산량 증가 소식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맞물리며 글로벌 원유시장의 과잉공급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미국산 원유 9월물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시장에서 2.5% 급락한 배럴당 41.71달러까지 내렸다.
최근 글로벌 원유시장은 급격한 변동을 보였다. 세계 원유 공급의 1/3 이상을 책임지는 OPEC은 현지시간 8일 내달 비공식 회담을 열겠다고 발표해 산유량 제한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산유량을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원유를 추가 생산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자콥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에 “OPEC의 합의가 공급에 실질적 변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모두 생산용량을 거의 최대한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나 리비아에서 등에서는 원유 생산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이라크 등에서 산유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감소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또한 이란은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최소 일일 400만 배럴로 생산량을 회복할 때까지 산유량 동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산유량은 일일 360만 배럴까지 회복했다.
한편 OPEC 보고서는 글로벌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도 원유 시장의 과잉공급은 계속되어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가 남아돌 것으로 예상됐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OPEC은 내년에 원유 수요가 공급을 소폭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