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이 끝난 후 자소서를 제출하도록 서울교육청이 제도개선을 추진했으나 자사고들은 일종의 추천 기능이 있는 자소서 작성 과정이 모든 학생들에 적용되던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제도개선을 거부해 왔었다.
이번 방안은 학생들이 자소서 제출을 온라인 접수 시기나 추첨 이후 면접시로 선택할 수 있도록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안이다.
절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2017학년도 자사고 입학전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서울교육청은 제도개선을 반영한 모집요강 수정을 요구하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이 있을 예정이라는 압박을 하기도 했다.
9일자 수정 요구 공문에서 서울교육청은 승인을 얻지 못한 전형요강은 효력이 없으며 이러한 요강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경우 절차적,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절충안의 적용으로 서울교육청의 제도 개선 취지는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청과 입학전형을 놓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자사고들이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하는 입장을 강조해와 학생들이 합격을 위해 온라인 접수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이 1단계 추첨전형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를 전형 자료로 활용하지 않도록 돼 있어 면접 대상자만 제출하도록 하면 학생과 담임교사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제도개선 취지를 밝혀왔으나 자사고들은 1단계 전형 자료로 쓰지는 않지만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 학교 건학 이념을 이해하고 진학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는 가운데 담임교사의 진학지도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해 기존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과 ‘2017학년도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라 2017학년도 자사고 전형에서 온라인 접수 기간이나 추첨 이후에 학생의 선택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2017학년도 자사고 입학전형 요강은 서울교육청 승인 절차를 거쳐 각 자사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될 예정이라고 서울교육청은 설명했다.
이같은 합의 과정에서 교육부는 교육청의 학생과 학교 부담을 줄이겠다는 개선 취지도 타당하고 자사고들의 기존 방식 유지 주장에도 타당성이 있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논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담당 실무자들은 이날 오전 교육부 고위 공무원 출신인 박춘란 서울교육청 부감실에서 장시간 논의 끝에 이같은 절충안으로 결론을 내 파행을 막기 위한 교육부의 중재가 있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