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역사문물 연구자였던 선충원(沈從文)의 말이다. '얻든지 잃든지 태연함을 유지하라'는 메시지다.
기자는 중국 외교부와 한국 외교부의 기자교류 차원에서 중국 정부가 직접 내어준 취재 비자를 받고 몇 해 전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중국 정부기관도 방문하는 등 나름 의미 있는 출장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단순 관광차원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려는데 비자 발급에 애를 먹었다.
그 과정에서 각서 내용이 불충분 하다는 이유로 또 한번의 재발급 신청을 해야했고 각서도 두번이나 썼다. 그럴때마다 비자 발급비용은 두배로 뛰었다. 결국 최종 통과(?)된 각서의 내용은 처음 썼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 정부의 외국인 비자 발급은 까다로운 듯 하지만 단순하고, 또 단순한 듯 하지만 기분 상하는 일이다. '각서'까지 쓰면서 중국을 방문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최근 중국의 상용비자(복수비자) 발급 중단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고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자 발급에 대한 조치를 변경해 왔다. 다시 말해, 지금의 '타이밍'이 사람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1999년 부터 베이징 올림픽이 있던 2008년까지 베이징에서 생활하며 복수비자를 10번도 넘게 받았고, 그 이후로는 관광비자며 취재비자까지 '중국비자 발급 받기'를 겪으면서 여러 차례 달라지는 규정으로 인해 애를 먹었다.
이번 중국정부의 비자 발급 기준 변경으로 인해 약간의 번거로움은 발생할 것이다. 과거 아무 연고 없이 발급 받았던 1년짜리 복수비자를 이제는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의 자초지종을 살펴보자. 복수비자 중단설은 2일부터 중국 외교부의 결정에 의해 복수 비자 발급이 전면 중지된 상태로, 복수비자가 필요한 경우 기한 없는 대기를 하라는 것이다. 이는 주한 중국대사관 비자발급 지정 중국 여행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중국 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중국 대사관을 찾는 게 아니라 대사관 영사업무를 대행해 주는 비자발급 센터로 가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몰라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 그 여행사는 또 중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 왔다.
중국을 방문하려면 해당국에서 외국인을 초청, 그 초청장으로 바탕으로 비자를 발급받게 된다. 초청장이 외국인 신분을 입증해 주는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정부가 지정한 여행사들은 임의대로 초청장을 작성해 상용비자를 발급받아왔다. 중국 정부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 묵인했다.
이제는 더 이상 임의대로 작성된 초청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조치다. 이를 보복성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중국은 과거에도 비자 발급과 관련해 여러차례 시스템 변경을 꾀했고 이번에도 같은 경우다.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정상으로 바꾼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평가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영사부 공지를 통해 관광비자(단수비자)로 2년 동안 중국을 3회 방문한 기록이 있을 경우 관광비자 복수(30일체류)를 발급을 해 준다고 공지했다.
수년간 중국비자 발급을 대행한 한 관계자는 "복수비자 발급을 하려고 대기했던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겠지만 우리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도 중국의 비자발급 시스템은 계속 변화해 왔고 이번에도 그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간의 미세한 불협화음으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스스로 잃어 버리는 것에만 생각이 매몰돼 스스로 태연함을 잃어버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선충원이 말한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