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우버차이나가 중국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추싱에 매각을 결정했지만 양사 합병의 여정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의 합병 선언으로 시장가치 350억 달러의 '공룡' 기업 등장이 예고됐지만 중국 상무부가 "디디추싱 측이 필요한 합병 신청을 하지 않았고 관련 신청이 없다면 합병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 '적신호'가 켜졌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선단양(沈丹陽) 상무부 대변인은 2일 "상무부는 지금까지 디디추싱의 우버차이나 인수와 관련한 신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반독점법 규정과 '국무원 경영자 집중보고기준 규정'에 따라 디디추싱은 이번 거래에 대한 세부사항을 상무부에 보고하고 합병을 신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병안이 반독점법 심사 대상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중국 상무부의 반응은 지난해 2월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의 합병 때와는 사뭇 달라 더욱 주목된다. 당시 이다오융처가 상무부 반독점 당국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련 부처에 두 기업의 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고 항의했지만 당국은 이에 대한 신청과 승인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의 태도에 디디추싱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북경신보(北京晨報) 3일 보도에 따르면 디디추싱 측은 "디디추싱과 우버 합병은 신청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며 현재 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원 경영자 집중신청기준 규정' 제3조에는 △ 인수기업 직전 회계년도 매출액이 100억 위안 이상이며 양사의 직전 회계연도 매출이 모두 4억 위안을 넘을 경우 △ 인수 기업의 최근 회계년도 중국 내 매출 20억 위안 이상, 두 기업의 중국 내 매출 4억 위안 이상인 경우 해당 인수거래에 대해 상무부에 승인을 신청해야한다고 명기돼있다. 하지만 두 조건에 미달하더라도 시장배척, 경쟁제한 등 우려가 있을 때 역시 상무부에 이를 신청해야 한다.
중국 IT연구센터(CNIT-Research)가 최근 발표한 올 1분기 '중국 차량공유시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85.3%, 우버차이나는 7.8%로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이다오융처와 선저우좐처가 각각 3.3%, 2.9%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이는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의 합병이 성사되면 디디추싱의 시장 점유율은 93.1%로 확대된다는 뜻이다. 중국 반독점법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면 독점이 성립된다.
디디추싱은 앞서 1일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 모두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할 순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고 우버차이나의 최근 회계년도 매출액은 기준에도 미달한다"면서 "또, 차량공유서비스는 스마트 교통 시장의 극히 일부분으로 독점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상무부 외에 교통운수부, 거시경제 전반을 관리하는 발개위 등도 이번 거래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의 합병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합의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CNBC는 이번 거래성사의 이유로 △ 우버차이나 중국 사업부 실적 부진과 과도한 현금부담 △ 우버 기업공개(IPO)를 위한 구조조정 △ 디디추싱의 국제화 전략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