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1, 5위 철강사가 합병을 모색하며 또 하나의 '철강공룡'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허베이강철(河北鋼鐵, 이하 허강)과 서우두강철(首都鋼鐵, 이하 서우강)을 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이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바오강과 우강그룹을 합병해 '남방강철그룹'을 만들고, 서우강그룹과 허강그룹을 합병해 '북방강철그룹'을 만들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계획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합병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허강그룹과 서우강그룹 주식은 선전증권거래소에서 각각 1.4% 2.22% 뛰었다.
2008년 6월 설립한 허강그룹은 허베이성 스자좡에 본사를 둔 허베이성 국유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은 3450억 위안, 직원 수만 12만명에 달한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4774만t으로 중국 1위이자 전 세계 2위다.
서우강그룹은 1919년 베이징에 설립된 베이징시 관할 국유기업이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2855만t으로 중국 5위자 세계 9위다.
서우강과 허강그룹의 조강생산량을 합치면 7629만t에 달해 아르셀로미탈(9714만t)에 이은 세계 2위다. 앞서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오강과 우강그룹의 조강생산량을 합친 6071만t보다도 많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4개 국유철강사의 합병을 추진해 북방, 남방철강그룹을 설립하게 되면 중국이 전 세계 철강 2,3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는 중국 철강업계의 잇단 합병은 중국 철강업계 만연한 과잉생산 설비를 해소하고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철강업 구조조정을 추진해 3~5년내 철강업에서 최대 1억~1억5000만t의 과잉생산을 해소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에만 4500만t을 감산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1300여만t 감산하는데 그쳐 올해 목표치의 30% 밖에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리커창 총리가 지난 달 말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직접 올해 철강업 감산 목표를 확실히 달성할 것을 독촉하기도 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1∼6월 중국 철강사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3억9560만t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 세계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은 오히려 1.9% 감소해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9.9%에서 올해 50.3%로 오히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중국이 철강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