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지듯
물이 빠진 새벽
허기진 울음만
빈땅을 쫀다
동이 틀 무렵이었지 아마
밤새 주린 배를 채우려
찾아든 갯가
바닷길서 돌아온
만선 몇
해풍의 추녀 밑
포만의 배로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고
파도에 전
무박 며칠의 오색 깃발들
노동에 피곤한 손을 흔들면
사람도 갈매기도 먹이를 찾아
목청 높여
돋는 삶
----
몇 줄의 소나기 끝도 후덥지근한 저녁이다. 일 끝내고 자리에 앉으니 갑자기 불을 켜는 항구와 갯비린내, 파도소리, 목청 큰 바닷사람들, 그곳의 맑은 소주가 그립다.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