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피죤이 본격적인 재기 움직임에 나섰다. 브랜드이미지(BI) 변경과 손세정제 등의 새 품목 개발, 온라인 유통과 해외 진출 강화 등을 통해 국내 대표 생활용품기업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죤은 최근 보유 제품을 확대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우리나라 식습관에 맞춘 세탁용 액체세제도 선보였다. 김치찌개·된장찌개·김치·불고기·비빔밥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 때를 잘 제거해주는 '뉴 액츠 퍼펙트솔루션'을 상반기에 내놨다.
하반기엔 손세정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손세정제 시장은 그간 레킷벤키져(옛 옥시)의 '데톨'이 장악해왔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옥시 불매운동이 일면서 데톨도 타격을 입었다. 피죤은 이 틈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BI도 바꿨다. 새 BI는 '피죤'이라는 브랜드명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은 전면 변경했다. 20~30대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것이다. 수출 확대를 노리고 영문으로 바꾼 것도 특징이다.
유통망 확대에도 나섰다. 피죤은 최근 온라인 쇼핑업체 11번가와 '조인트비즈니스플랜(JBP)'을 체결했다.
JBP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시장 조사부터 상품기획·개발, 마케팅, 판매 등을 함께 맡는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피죤은 중국의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과 칭다오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베이징 백화점에서 섬유유연제 등을 팔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 확대와 유럽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주연 피죤 대표이사는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은 뒤 북미권과 동유럽 등으로 해외 진출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죤은 1978년 창립과 함께 국내 최초의 섬유유연제를 선보이며 국내 대표 생활용품업체로 성장했다. 2011년엔 103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해 창업주 이윤재(81) 회장의 전문경영인 청부폭행사건이 알려진 뒤 2012년 916억원, 2013년 771억원, 2014년 69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엔 매출 796억원을 기록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피죤 경영은 이 회장의 장녀인 이주연(52) 대표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