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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이 잇따라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5선 중진으로 출사표를 던진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봐왔던 김문수 전 지사답지 않다"고 꼬집었다. 대권 출마 행보를 보여왔던 그가 돌연 당권으로 목표를 회귀하려는 데 대한 비난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최근 비주류 후보를 밀겠다고 발언한 후 '문무합작'으로 김 전 대표가 김 전 지사를 미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김 전 지사가 비주류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3선으로 당권에 도전한 김용태 의원 역시 같은 날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아는 김 전 지사는 자기 확신으로 정치하는 몇 안 되는 분이며, 출마 하실지는 미지수고 그렇게 안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 입문 당시부터 김 전 지사와 알고 지낸 '친김문수계'로 통한다.
김 의원은 "일요일 낮에 전화 통화를 했는데 '지금까지 잘 해왔고 열심히 해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덕담 수준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고 특별히 출마하신다는 말씀은 듣지 못했다"라며, "지금 뭔가 혼란이 있거나 (소식이)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지난번 총선에서 큰 상처를 입긴 했지만, 여전히 그 분이 살아오셨던 인생 역정이나 정치 과정에서 쌓아왔던 경륜 등을 새누리당 당권 도전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큰 데 쓰이실만한 큰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들과 4선의 주호영 의원까지 비박계 후보 3명은 모임을 갖고 후보 단일화의 뜻을 모으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의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이걸 역류시키려고 하고 과거로 회귀시키려고 하는 세력들이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세 사람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 정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공학적으로 판세를 보고 저울질하고 간을 보고 하는 사람들이 구태 정치의 일환이고 척결돼야 될 대상"이라며 "반 혁신세력이 혁신을 해야 하는 데 장애가 된다면 세 사람이 하나로 뭉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