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공식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다음날 전당대회가 예정된 필라델피아 거리를 가득 메운 것은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자들이 아니라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이들이었다고 CNBC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은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전당대회를 열고 힐러리 클린턴을 공식 대선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직전인 22일 위키리크스가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편파적인 운영의혹이 담긴 이메일을 폭로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화합보다는 분열 속에서 시작하게 됐다.
결국 2주전에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주류에 대한 시위대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이번 DNC 스캔들은 클린턴에 반대하는 이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일요일 "우리는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를 외치면서 24일 오후 민주당전당대회가 열리는 필라델피아 중심가를 행진했다. 시위대가 내건 플래카드에는 "기득권 정치를 끝내게 도와달라. 힐러리 반대에 투표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번 민주당 시위대의 규모는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했던 반대 시위대보다도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시위대의 규모는 컸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행진이 계속되었으며,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부르짖는 이들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버니 샌더스는 이번에 폭로된 DNC 이메일의 내용과 관련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우리 캠프에서 불공정한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다"면서 "분노할 만 하긴하지만, 별로 충격적이지는 않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립적이어야 하는) DNC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DNC 위원장의 사퇴에 대한 공식성명에서는 “데비 와서맨 슐츠는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슐츠는 수년간 당을 위해 수고 했지만, 이제 민주당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노동자와 젊은이들에게 좀더 문을 여는 당이 되어야 하며,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중립을 지키고 2016년 경선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트럼프가 대통령 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하면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