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생결제 시스템 구축 지연…은행권 “우린 준비 완료 한전이 미뤄”

2016-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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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2~3개월이면 구축 완료…"한전 명확한 설명없이 기다려달라는 말뿐"

한전 "다른 곳과 달리 5개 은행과 동시 진행하다보니 예상보다 늦어져"

지난 4월 유현호 한전 동반성장실장, 우리은행 김재원 부행장, 박권식 한전 협력안전본부장, 기업은행 장주성 부행장, 농협은행 박석모 부행장, 신한은행 최병화 부행장, 하나은행 박지환 본부장(왼쪽부터)이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력]


아주경제 송종호·홍성환 기자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상생결제 시스템 구축’이 지연되면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시중은행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전과 금융권에 따르면 한전이 지난 4월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발표하고 당초 예정한 6월 보다 시스템 구축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한전에서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해 협력사에 납품대금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하면 협력사에 한전 발행 매출채권을 융통해 한전 신용도를 적용받아 현금할인(현금화)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전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기업은행,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과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조환익 한전 사장은 “상생결제시스템의 성공적인 도입과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중소협력기업 경영안정과 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면서 한전은 상생결제 시스템에 대해 조심스런 분위기다. 한전 관계자는 “원래 4월로 예정됐으나 빨라야 9월에나 구축될 것”이라며 “은행들과 세부조율로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전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한전이 시작하자고 말만하면 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라며 “한전이 별다른 설명 없이 계속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만 한다”고 밝혔다.

한전의 이 같은 태도는 다른 에너지 공기업들과 대비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생결제 시스템은 통상 2~3개월이면 구축이 완료되고, 실제 운영이 가능하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상생결제시스템 구축에 2~3개월이 걸렸다”라며 “현재 도입 취지대로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이 달 도입을 발표하고 8월 시운전에서 본격 시작까지 마칠 예정”이라며 “2개월 정도가 걸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전이 상생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전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기관들도 시스템 구축을 예정 내에 완료했는데 명확한 이유를 내놓지 않고 업무협약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그 의지를 의심해 볼 수 밖에 없다”라며 “상생결제시스템을 준비해온 은행들과 협력사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전은 일각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서로 다른 체계를 조율하느라 늦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전 관계자는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곳과 달리 5개 은행과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각기 다른 시스템을 조율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라며 “예정보다 지연된 것은 맞지만 상생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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