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문예슬 인턴기자 = 갈치값이 1년새 70%나 오른 가운데 대형할인마트에서 갈치를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 채널 별로 가격 차이는 최대 6.7배까지 났고 일부 SSM(기업형수퍼마켓)은 이미 여러 달 전부터 국내산 갈치 수급이 끊긴 것으로 드러났다.
아주경제가 19~21일 백화점·할인마트·SSM·재래시장(노량진·청량리 수산물시장)을 방문해 가격을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품목은 제주산 대(400g 내외)와 중품(300g 내외)이다. 유통 채널의 자체 대·중·소 분류와 관계없이 본 기사에서는 중량을 기준으로 했다.
대형할인마트가 가장 저렴한 이유는 갈치값 상승에 대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주로 브랜드 상품을 취급했으며 타 유통채널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 SSM의 경우 크기를 막론하고 국내산 갈치를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그 자리를 세네갈산 갈치가 채웠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목동점 직원은 “이미 여러달 전부터 국산 갈치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품(300g내외) 해동 제주 은갈치 1마리의 가격은 백화점 2만5800원~2만9700원, 대형할인마트 3980~7990원, 재래시장 1만~1만5000원이었다. 대자와 마찬가지로 대형할인마트가 가장 저렴했으나 200~250g 정도의 작은 갈치 위주였다. 또 그중에서도 내장이 터지거나 겉부분이 손상된 갈치의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우 300g을 훌쩍 넘는 큰 갈치를 주로 취급했다. 청량리 수산시장에서는 제주산 갈치는 찾아보기 어렵고 목포산 해동 먹갈치 위주였다.
갈치값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로 주요 언론은 △올 7월 처음으로 도입된 갈치 금어기 △제주 해역의 수온 하강 △한·일 어업협상 결렬으로 인한 포획량 감소 등을 꼽았다.
하지만 어민들의 분석은 달랐다. 이들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이 어획량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제주 수협 관계자는 “매년 조업량이 줄어든다”며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갈치가 올라오는 통로인 양자강 수역을 중국 어선이 싹쓸이해버리니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어민들이 그물을 사용해 18cm 안팎의 작은 갈치까지 싹쓸이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제주는 어선들이 다 소형화돼서 그물보다 낚시 바늘을 사용해 조업(채낚기)하기 때문에 싹쓸이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제주 어민들은 금어기가 갈치 수획량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금어기는 그물 조업 방식에만 적용돼, 채낚기를 위주로 하는 제주 도민들이 금어기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한일어업협상 결렬의 영향에 대해서도 이들은 여름 이후에는 중국쪽 해역에서 조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