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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 각국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며 그동안 주장해 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군사에 엄청난 돈을 쓰면서도 8천억 달러(약 909조8천400억원)의 (무역) 손실을 보고 있다"며 "나는 이것을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953년부터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가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점점 더 미치고 있고, 더 핵무기화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boiler)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군의 외국 주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그 자체의 의미 뿐 아니라 국제관계에서의 협상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엄청나게 부유한 대국들을 보호하는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합리적으로 보상받지'못한다면 나는 이들 나라에 '스스로 자기를 지키게 될거야. 축하해!'라고 말할 준비가 확실하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안보 원칙을 주장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들이 적정한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고 있으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동맹국에서는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러한 방위비 분담이나 미군 철수 등의 트럼프 주장은 지난 18일 확정된 공화당 대선 정강에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또다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가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익을 순전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시각에서 평화유지, 북한과 같은 적국에 맞선 핵 억지력 제공, 인권 옹호 등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맡는 역할은 모두 경제적 이익의 문제가 돼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자동적으로 개입해 군사적 방어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먼저 동맹국으로서 해당 국가의 기여도부터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당 국가가 "미국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이행했는가"를 검토한 뒤, 의무를 이행했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최근 미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경찰에 대한 총격 사건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다른 국가를 바꾸려 하기 전에 "우리 자신의 혼란부터 해결"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훈계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그의 '미국 우선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고립주의자들이 사용한 의미가 아니라면서 "내게 '미국 우선주의'는 새롭고, 현대적인 용어이며 나는 이것을 과거와 절대 연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