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 대회장 안팎으로 분열과 대치

2016-07-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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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는 테드 크루즈[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현지시간 20일 사흘째 접어든 가운데 전당대회장 안팎으로 분열과 갈등의 모습이 포착됐다.

안에서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전당대회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를 거부하며 분열된 공화당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앞서 공화당 대선후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와 경쟁하다가 중도포기를 선언한 크루즈는 2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끝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고 당원들에게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설의 대부분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고 자치권 확대, 불법이민 제한, 총기 소유권 보장 등 보수 정책의 목표를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힐러리는 사실상 정부가 여러분의 모든 선택을 대신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난했다. 뉴욕타임즈(NYT)는 테드 크루즈가 마치 자신이 미래의 대선 후보인 것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1월 투표날 절대 집에 있지 말라”고 투표를 독려하면서도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고 헌법에 충실할 수 있다고 느끼는 후보를 꼽아 여러분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지지를 거부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은 크게 야유를 쏟아내는 한편 트럼프 반대 세력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후 트럼프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크루즈는 소란 속에서 미국에 신의 가호를 빈다고 말하며 씁쓸히 퇴장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장 밖에서 성조기 화형식이 벌어지자 경찰들이 적극 저지하고 있다. [사진=AP연합]


한편 공화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퀴큰론스아레나 밖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다.

NYT 등 외신에 따르면 혁명 공산당이라고 자칭하는 시위대는 대회장 앞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경찰들은 즉각 이를 저지에 나섰고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17명이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두 명의 경찰이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블랜드 경찰서는 트위터에 “불은 완전히 진화되었고 시위대가 태우던 국기는 수거됐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각종 시위는 계속됐다. 다른 시위대는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공약을 비꼬아 붉은 벽돌 위에 ‘트럼프가 들어오지 못하는 벽을 세우자’는 글씨가 새겨진 커다란 옷을 걸치고 인간 장벽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미국은 위대하다" "트럼프에 표를 던져라"라고 외치며 반트럼프 시위대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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