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표절' 적발 전직 기자 일약 유명인사로…

2016-07-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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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연설문 작성자 "혼란 일으켜 사과" 사표 제출

[사진=CNN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의 연설 표절 의혹을 제기한 전직 기자 재럿 힐(31)이 유명 인사가 됐다.

반면 멜라니아의 연설문을 작성한 인물은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캠프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힐은 멜라니아의 연설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연설문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내 트위터에서 이를 가장 먼저 공개한 이로 평가받는다.

이후 힐은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으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CNN을 비롯해 영국 BBC 방송, 뉴욕타임스, MSNBC 방송 등이 그를 인터뷰했고, 수십개의 미디어가 지금도 그와의 인터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방송 기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직장을 잃은 힐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오랫동안 안 들은 노래인데 들으면 가사가 생각나는 것 혹은 대사를 기억하는 영화를 보고 그에 맞춰 반응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힐은 인터넷 검색으로 미셸 여사의 연설문을 찾아내고 나서 멜라니아의 연설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본 뒤 멜라니아 측이 단어 몇 개가 아니라 단락을 통째로 표절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폴 매나포트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은 베낀 부분이 없다고 강변하면서도 최초로 이 문제를 제기한 힐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의 연계 의혹을 제기헸다.

이에 대해 힐은 "클린턴 선거본부와 어떤 관련도 없다"면서 "거기에서 일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아무런 상관도 없는 구직자 신세"라고 반박했다.

직장에서 해고된 뒤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영국 인디펜던트 TV에서 잠시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한 힐은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멜라니아의 표절 사실을 밝혀내 일약 스타덤에 오른 힐과 반대로 해당 연설문 작성 담당자는 불명예로 유명세를 탔다.

메레디스 매카이버라는 트럼프그룹 직원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전화로 연설문에 대해 논의하던 중 멜라니아 여사가 예시로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 문구 몇 가지를 얘기했고, 그 내용을 받아적었다고 설명했다.

매카이버는 "그 문구들이 최종 연설문안으로 들어갔지만 내가 오바마 부인의 연설문을 점검하지 않았으며 그 점이 내 실수"라며 "오바마 부인뿐 아니라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트럼프 가족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켜 비참한 심정이며, 악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전날 사직서를 냈지만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가족들이 반려했다"고 밝히고 "트럼프는 내게 사람들이 모르고 실수를 저지르며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연예전문지 배니티페어에 따르면 매카이버는 발레리나 출신 영문학 전공자로, 도널드 트럼프가 저서를 집필할 때 도움을 준 것을 시작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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