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국내 화장품 매장에서 한국 연예인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사진=김온유 기자]
아주경제(미국 뉴욕) 김온유 기자 = 화장품 업계가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자신했지만 정작 한국 브랜드인지도 모르는 현지 소비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내 위치한 한인 타운에 줄지어 들어선 국내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등은 K-뷰티(한류 뷰티)를 전파하고 있다지만 정작 현지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인지도를 얻지 못한 실정이다.
대학생 알리샤(여·21) 는 "한국 브랜드인지는 모르고 화장품 포장 용기에 있는 카카오톡 메신저는 알고 있다"며 "품질이나 브랜드 때문이라기 보다는 디자인이 귀여워서 한 번 들러봤다"고 말했다.
특히 화장품업계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하던 제품 품질 홍보 대신 매장 내부는 한류 스타를 앞세운 연예인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매장 내 TV에는 국내 아이돌의 뮤직 비디오나 브랜드 모델의 사인회 영상 등만 반복 재생됐으며 음악도 국내 가요만 꾸준히 흘러나왔다.
또 국내와 달리 가격이 최대 2배 정도 더 높게 책정돼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페이스샵이 작년 말 출시한 '피지잡는 수분 쿠션'은 국내 리필 포함 가격인 3만2000원보다 높은 35 달러(약 4만원)였으며, 국내에서 6만6000원에 판매 중인 네이처리퍼블릭의 '스네일 솔루션 크림 기획 세트'는 85.8 달러(약 9만8000원)으로 49%가량 더 비쌌다.
토니모리의 '백젤 아이라이너'는 15 달러(약 1만7000원)으로 국내 가격인 8500원보다 2배나 높았다.
현지 매장을 찾은 한 한국인 관광객은 "국내 매장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들러봤는데 가격이 훨씬 비싸 놀랐다"며 "아이 섀도 하나가 만원 돈이라 한국에서와 달리 사기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진출 국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며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K-뷰티 열풍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구권 국가는 아직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동남아나 아시아 기타 국가 만큼은 아니지만 분명히 점차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격 부분과 관련, "현지 시장 가격과 기타 추가 비용 등을 합해서 적정 수준으로 매긴 것"이라며 "터무니 없이 가격을 높인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