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인건비 한국 車·조선…올해도 파업 '연례행사'

2016-07-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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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봉철·이소현 기자 =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국내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9313만원이었다. 세계 1, 2위 업체인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에 비해서도 15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8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국내 조선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조선 7개사의 연평균 임금은 2000년 3598만원에서 지난해 7415만원으로 106% 증가했다. 같은기간 일본은 5% 남짓 오르는데 그쳤다. 자동차·조선업 노조를 가리켜 소위 '귀족노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와 조선업계가 인건비에 짓눌려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업종은 국내 대표적인 고용창출 산업이자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주력 산업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 높다.

◆ 한국 자동차 인건비 '세계 최고 수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은 지난해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19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사례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KAMA가 각국 주요 자동차기업의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업체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931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업체인 도요타는 7961만원(852만엔), 2위 폭스바겐은 7841만원(6만2473유로)으로 한국 완성차 5개사 임금의 84~85% 수준이었다.

한국은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12.0%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였다.

이같은 ‘저효율·고비용’ 구조로 인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국내 생산경쟁력 약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 2011년 466만대 이후 4년 연속 감소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대비 5.4% 줄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주력 완성차업체마저 국내 생산물량을 줄이고 해외 생산물량을 늘리는 주된 요인은 노사관계의 부담”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생산 시스템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의 생산물량은 갈수록 줄고 고용도 감소하는 현상이 심화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총파업 대신 노사간 대타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한 미국, 독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노사협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산업 위기는 아래로부터 찾아오고 있다. 파업과 같은 갈등구조가 거듭 발생하면 판매 둔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이라고 지적했다.

5년 연속 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는 19일부터 현대중공업 노조와 함께 동시파업에 돌입했다. 한국GM도 찬성률 71%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상태다.

◆ 국내 조선사 연평균 임금 15년만에 배로 ‘껑충’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부채 규모는 65조원을 넘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8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이들 회사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매년 올랐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78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7200만원, 2014년 7500만원, 지난해 7800만원으로 매년 300만원씩 인상됐다.

부실회계와 비리 혐의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임금도 지난해 7500만원에서 7600만원으로 올랐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지난 2013년 무려 7600만원에 달했다. 이후 2014년 7200만원, 지난해 71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1980년대 조선강국이었던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의 임금 상승률은 수직상승했다.

일본 주요 조선사 9곳의 연평균 임금은 2000년 692만엔에서 지난해 730만엔으로 약 5% 올랐다.
반면 국내 조선 7개사의 연평균 임금은 같은기간 3598만원에서 7415만원으로 106%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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