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경림 KT 부사장 "KT가 잘하는 것 살리는 융합이 바로 미래 먹거리"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부사장은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T가 잘하는 통신을 잘 살려 인접영역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세구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신사업을 펼치는데 있어서 실패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려움과 시련이 있을 뿐입니다" 

KT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부사장은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메가트렌드에 맞게 큰 비전을 세우고 그 방향을 향해가는 것으로, 가다가 틀리면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돌아서 가기도 하지만 과정을 놓고 실패를 이야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은 KT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래 먹거리를 찾고 그 싹을 키우는 부서다. 최근 통신시장이 정체되면서 미래 먹거리 찾기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에서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최초로 도입한 사업 책임자였던 그의 탁월한 능력과 풍부한 경험은 KT그룹의 성장동력 찾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윤 부사장은 "처음 초고속인터넷과 IPTV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초고속인터넷은 산업을 이뤄내며서 세상을 바꾼 패러다임이 됐으며, TV시장에도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며 "새로운 사업은 과감하고 무모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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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래 먹거리를 찾는 방법은 명백하다. KT가 잘하는 것을 살리면서 융합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통신이라는 KT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인접한 영역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전에는 미래 먹거리를 찾을 때, 통신시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탈(脫)통신'이란 말을 써가며 전혀 모르는 동네까지 나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이 바로 "어려울 때 일 수록 우리가 잘하는 영역을 더 키우자"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KT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실력을 개발해 의미있는 가치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경림 KT 미래융합추진실 부사장 (사진=김세구 기자) 

 
윤 부사장은 "정보통신에서 가치를 가장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찾아보니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미디어, 헬스케어, 자동차였으며, 우리는 이를 5대 융합사업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5대 융합사업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가 기반이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통신인프라가 필수라는 점을 감안해 기가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가 추진하는 미래 먹거리의 핵심은 바로 '스마트 에너지'로 그 중심에 에너지통합관제센터 'KT-MEG'가 자리잡고 있다. KT-MEG는 전력의 소비와 생산, 교환을 최적화시켜주는 시스템 플랫폼 솔루션이다. KT-MEG는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불이 켜져 있으면 불을 꺼주는 등 수요에 맞춰 스케줄링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KT-MEG는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전기 자동차 충전, 수요자원 운영 등 약 2000개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제하고 있으며, 향후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을 추가해 확대·고도화할 계획이다. 

윤 부사장은 "KT-MEG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 종합 솔루션 플랫폼으로 전력 생산과 거래가 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면서 최적화시키는 시스템으로 우리가 처음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구글의 바둑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 대결로 주목을 받은 인공지능(AI)도 KT는 발 빠르게 도입해 모바일 큐레이션 쇼핑서비스 '쇼닥'에 활용하고 있다. 쇼닥은 쇼핑몰과 구매자 간 상품정보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한 '데이터 커머스'다. 구글의 알파고가 기존에 인식한 16만 기보 기반으로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찾는 것 처럼, 쇼닥도 수억개의 쇼핑 상품과 수십만 고객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 날마다 새롭게 고객 틍성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윤 부사장은 "특히 우리는 통신사업자이기 때문에 음성인식, 영상인식, 자연어 처리에서 AI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쇼닥은 학습을 하면 할 수록 고도화 맞춤법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의 가상현실(VR) 도입도 속도감있게 추진된 성장동력 중 하나다. KT는 올해 1월 올레TV모바일에 360도 VR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30여편의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야구와 연계한 VR 야구 중계방송을 세계 최초로 선보여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VR을 알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윤 부사장은 "VR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좀 더 특화해 VR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오는 8월~9월에는 라이브에 초점을 맞춘 VR전용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와 해외 공연을 VR로 생중계해 차별화된 콘테츠를 선보여 VR시장 선점 굳히기에 나선다.  그는 "우리가 ICT 인프라가 막강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도 우선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먼저 시도하고 먼저 경험을 쌓으면 기술도 축적돼 비즈니스도 가장 먼저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부사장 (사진=김세구 기자) 

창조경제 전도사로 통하는 고경모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조정관이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극찬한 KT의 'UBI 데이터 시범사업'도 윤 부사장의 작품이다. UBI 데이터 시범사업은 운전자 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탄생했다. IoT 기반 차량정보수집장치(OBD)를 체험단 차량에 장착하면 차량의 운행상태나 운전자의 운전 습관 등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운전자에 맞는 보험료 정산이 가능해진다.

윤 부사장은 "다가오는 커넥티드카 시대를 겨냥해 마련한 사업 모델이 바로 UBI 데이터 시범사업"이라며 "우리는 커넥티드카를 넘어 스마트카, 자율주행차까지 시야에 두고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을 모색하다가 보험회사와 협력하는 모델을 먼저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사장은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기 위해 발전소 없는 에너지 사업, 병원 없는 의료 서비스, 땅 한 평 갈지 않는 농사, 백화점 없는 쇼핑 등 고정관념을 깨고 상식을 파괴하는 아이디어로 미래융합사업의 성장 씨앗을 키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