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지난 겨울을 나며
또 몇 번의 봄눈이었나
기다림의 아침이었나
뒤척이다 핀 뜰안 민들레는
살아있는 감사함
참꽃 필 때 설렘으로 나선
나비같은 봄길
섬진강을 한 바퀴 돌아
해남 땅끝마을 해풍 속에서
강진의 대숲바람을 쐬다 들은
선운사 꽃소식도 이내 저물고
내 집 언덕에 찔레꽃 피고
강둑길 따라 안개를 닮은 망초꽃
어제 본 싸리도 마냥 붉었는데
오늘 화단에 핀 범부채꽃을 보다
덜컥 내려앉는 가슴
“또 이만큼 살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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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 한여름 꽃 '범부채'가 한창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니 계절의 지나침이 실감난다. 또 한해가 이만큼 지나고 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남은 세월이라도 잘 보듬고 살아야겠다.

여름 꽃에 대한 단상- 범부채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