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강남’ 엔터村①] 구두 골목에 자리잡은 엔터들…성수동으로 가는 ★

2016-07-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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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소속 걸스데이, (아래) 바나나컬쳐 소속 EXID [사진=드림티엔터테인먼트 /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과거 서울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엔터테인먼트 회사(연예 기획사)들이 오랜 텃밭이었던 강남을 벗어나 강 건너 성수동으로 속속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그이전 1970~80년대 여의도에서부터 방배동, 그리고 강남을 거쳐 이젠 성수동이다.

걸그룹 걸스데이와 배우 지현우, 홍수아 등이 소속된 드림티엔터테인먼트를 주축으로 걸그룹 EXID 소속사 바나나컬쳐와 배우 고은아 등이 소속된 지호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가장 최근 이전한 비스트-비투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까지. 많은 엔터들이 성수동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먼저 드림티엔터는 지난해 9월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 사이에 있는 성수동 2가로 이전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인 이 빌딩에는 드림티엔터와 모회사인 웰메이드-예당 등 계열사가 모두 입주해 있다.

또 지난 3월 9년여 간 머물렀던 청담동을 떠나 성수역 인근 건물로 이전한 큐브엔터테인먼트 역시 성수동으로 터를 옮겼다. 비스트와 비투비 등 핫한 아이돌 그룹이 소속 돼 있는 큐브엔터는 그간 청담동에서 SM과 JYP, 그리고 FNC엔터 등 대형 기획사들과 근접해 있었다.

왜 엔터사들은 지금껏 강남에 대부분 터를 잡았을까. 이는 엔터사들의 주 업무가 강남에 많이 몰려있는 이유에서다.

한 가지 실례를 들어보자. 연예인들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 혹은 무대 등에 서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인 패션, 미용 등이 주로 강남 소재의 숍에 몰려있다. 거기에 에이전시, 광고회사 등 엔터사들의 관계업들이 모두 강남에 있어 촌각을 다투는 연예계의 특성상 이동이 편한 것도 한 몫 해왔다.

그렇다면 최근 이전하는 엔터사들은 많은 이점들이 있는 강남이 아닌 성수동으로 새롭게 텃밭을 옮기는 것일까.
 

성수동 아차산로로 올해초 이사 간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쳐]


◆ 저렴한 비용에 고효율…접근성 용이 및 미래 자산으로의 가치

먼저 이들이 새 터전으로 성수동을 찾는 것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저렴한 임대료와 그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용이하다는 점이다.

흔히 알다시피 강남은 높은 땅값과 치솟는 물가 등으로 인해 임대료 및 여러 부대 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같은 값이라도 강남에서는 지하 층을 이용해야 하는 비용이라면, 성수동에서는 지상으로 건물 몇 층을 이용할 수 있는 게 현실적인 시세다.

또 원래 성수동은 공장 등과 같은 제조업체들이 많이 있던 지역이었는데, 현재 성동구 측은 준상업지구로 주택, 아파트 등의 주거용과 상업적 시설들이 복합적으로 밀집 돼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성동구는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을 모티브로 이에 견주는 ‘핫 플레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을 계획 중이다. 이는 엔터 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성수동은 다리 하나(성수대교) 건너면 금방 강남이고, 방송국이 있는 상암과 여의도, 목동 등으로 접근하는 데에도 강북 강변 도로를 타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보통 엔터 관계자들과 연예인들은 촬영 스케줄이나 생방송 스케줄을 맞추기 위한 신속한 이동이 필요한데, 최근 상암동 디지털 미디어센터에 다수의 방송국이 이전하면서 인근 홍대와 합정동, 마포 등에도 기획사들이 이전을 하는 이유와도 비슷하다. 

한 엔터 관계자 역시 이 같은 상황들에 대해 “성수동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접근성의 용이함과 강남과 비교했을 때 싸고, 교통이 용이하다는 점이다”라며 “강남에서는 통 임대로 들어갔다면, 성수동에서는 같은 값에 사옥을 올리고도 남는다”라고 저렴한 가격에 고효율이라는 점을 꼽아줬다.

또 접근성과 저비용 고효율과 더불어 앞으로의 가치를 내다보는 판단이라는 점도 들었다.

관계자는 “성수동으로 이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의 미래 가치를 보는 것이다. 즉 재산이다. 회사가 단순히 엔터 콘텐츠로만 수익을 벌어들이기에는 쉽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성수동이 개발 계획을 꾀하고 있고, 거기에 가로수길과 비슷한 핫 플레이스가 생성이 된다면 그 곳에 현재 쌓아올린 사옥 건물도 추후에는 가치가 상승할 것이고, 그 자체가 재산이 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수동에 터를 잡은 드림티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 역시 “강남과 가까운 거리에, 어느 지역으로 이동해도 편리한 교통 시설이 있다”면서 “또 이 근처가 구두 골목이 있는데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 중에 배고픈 예술가 분들이 많은데 이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의 음식점들이 많은 것도 장점 중에 하나다”라며 장점을 현실적으로 꼽아줬다.

성동구에서도 엔터들의 이전이 과거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동네의 이미지를 탈바꿈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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