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9월 12일 남자친구 A씨의 어머니 박모씨(66)와 전화로 다툰 뒤 서울 용산구의 박씨 집으로 찾아갔다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앞서 사건이 일어나기 전 불안감을 느낀 A씨는 오후 9시 12분께 "어머니가 흉기를 들고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오지 않자 15분 뒤 재차 신고 전화를 걸었다.
조사 결과, 용산경찰서 상황실은 신고를 접수한 후 관할 파출소에 출동 지령을 내렸지만 순찰 경찰관이 다른 가정폭력과 중복 신고로 오인해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첫 신고가 접수된 지 25분가량이 지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박씨는 이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치명상을 입혔다.
황병헌 판사는 "주소가 다르고 상황실에서 출동 장소가 신고가 들어온 장소가 맞는지 재차 확인 요청까지 한 점에 비춰보면 순찰 경찰관의 과실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