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야 3당은 17일 제68주년 제헌절을 맞아 헌법의 정신을 되새기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결론은 같아도 내용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수호를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정권 8년간 헌법가치가 퇴색됐다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시대변화에 따른 '개헌'을 요구하며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진정으로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나라를 발전시키기 나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의 서두에서 "제68주년 제헌절을 맞은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은 헌법 가치의 훼손과 퇴색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보수정부 8년 동안 국민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가 부정당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양극화의 심화로 국민의 행복과 존엄이 위협받고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 기능과 권한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민주 헌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포용적 성장을 위한 경제민주화를 외면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실효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헌법정신에 충실하지 못한 이 정권의 명확한 한계"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제헌절을 맞아 총선 민의를 되새기고 헌법 정신을 존중할 것을 박근혜정부에 호소한다"면서 "협치는 오만과 독선의 국정운영방식을 탈피해 국회의 역할과 기능을 존중할 때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는 제헌헌법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불평등과 격차 해소 및 한반도 평화에 기반한 미래복지국가를 구현할 국가최상위 규범으로써 개헌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새로운 헌법질서에 대해서 국민의 뜻을 받들고 공론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개헌에 있어서 대통령의 역할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 "이제는 여야 지도부가 국가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2년 내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나 "87년 체제의 이 헌법이 한계에 왔다는 걸 알지만, 정치인이 주도하는 개헌론이 과연 동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중요한 것은 개헌에 동력이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