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가까스로 당 대표 경선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집행위원회(NEC)에 따르면 이날 코빈 대표의 대표 경선 후보 자격 부여 관련 찬반 비밀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이 18표로 반대(14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코빈 대표는 자동 사퇴의 고비를 넘겼다.
노동당 대표 경선 안은 지난달 치러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코빈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대치를 펼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노동당은 유럽연합(EU) 잔류 운동을 벌였지만 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EU 탈퇴에 투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빈 책임론'이 불거진 탓이다.
소속 의원들은 코빈 대표에게 투표 결과를 책임지는 의미에서 사퇴를 촉구했지만 코빈 대표가 버티면서 대치가 이어졌다. 급기야 소속 하원의원 230명 가운데 212명이 코빈 대표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강행하기도 했다. 투표 결과 찬성 172표로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이 투표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논란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예비내각 장관 3분의 2가 자진 사퇴하면서 노동당 내 분열이 이어졌다. 이번 NEC 판단에 따라 코빈 대표가 경선 참여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당을 이탈하겠다는 입장이 다수 나오고 있어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빈 대표는 지난해 9월 대표 경선에서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주류 의원들을 제치고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59.5%를 득표하는 등 높은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