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 2일' 유일용-유호진PD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지난 9년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1박 2일’이 메인 연출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지난 2013년 시즌3의 첫 시작을 함께해온 유호진PD 대신 유일용PD가 새로운 메인 프로듀서로 나선다.
‘1박 2일’ 유호진, 유일용PD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취재진들과의 티타임을 갖고 앞으로의 연출 방향과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유호진 PD는 “(유)일용 씨에게 이 프로그램의 역할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사실 지난해 말 쯤에 개인적인 사정이 하나 생겼고, 또 한편으로 2년 정도 하고 나니까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가볍게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부탁했다. 더 나아가서 ‘1박 2일’을 면할 수 있으면 면할 방법이 없냐고 칭얼댔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쉽게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정이 지연이 됐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휴가가 가고 싶어서 휴가 청원을 했고, 얻어냈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연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누가 적임자인지 고민을 했고, 가능한 후보 연출진을 회사에 추천했었는데 일용 씨가 그 중에서 가장 유력했고, (1박 2일 멤버들) 투표 후 일용 씨가 선정이 됐다”고 말했다.
유 PD는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던 분들도 그렇고, 모든 PD들은 다 힘들다. 그 와중에 제가 엄살을 부린 덕택에 이 독박을 일용 씨가 뒤집어쓰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프로그램 연출을 대신 맡기고 휴가를 간 상황에서 회사에서 이번에 PD 교체를 결정하게 됐다. 제작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일용 씨가 새롭게 책임 질 수 있는 결정을 내려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다 할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휴가를 갔다. 그래서 확답을 못 드렸을 뿐이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맡을 때 얼마나 부담스러운 자리인 줄 잘 알기 때문에 일용 씨 역시 그랬을 것이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호진PD가 메인PD 자리를 내려 놓는 것에 대한 추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유PD는 “건강상의 문제일 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1박 2일' 유호진PD [사진=KBS 제공]
그는 “입원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이런 부분은 개인적인 사정이라서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 아직 제가 장가를 못 갔기 때문에 이해를 해 달라”고 웃으며 “저희 프로그램이 바쁘다 보니 건강검진을 2년간 미루다가 지난해 말에 검진을 받았다. 그때 좋지 않은 수치가 나왔을 뿐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회사에 칭얼거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저를 배려해주신거다. 몸이 안 좋기 때문에 ‘쉴까?’라고 했던 부분이 회사에서 고의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것처럼 보여진게 너무 죄송할 따름이다. 사실과는 다르다”라며 “KBS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유호진PD는 향후 어떻게 될까. 그는 유일용PD의 뒤에서 여러 방면으로 지원 사격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호진PD는 “‘1박 2일’이라는 게 아무래도 PD의 얼굴이 나오고 현장에서 나오는 돌발적인 상황들이 있다 보니 갑자기 사람이 바뀌다보면 시청자 분들과 출연진들이 놀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용 씨와 제가 협동해서 ‘1박 2일’을 좋아해주시는 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장점들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한동안 같이 일할 생각이다”라며 “앞으로도 ‘1박 2일’은 계속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호진PD는 바통을 이어받을 유일용PD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유일용PD도 유호진PD의 말에 화답했다. 유일용PD는 “제가 다시 ‘1박 2일’로 왔을 때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메인 제작) 전화를 받고 부담스럽고 책임감도 따르는 자리라 걱정했다. 살이 3kg이나 빠졌는데,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쉽지 않다는 걸 몸이 느끼는 것 같다”며 “쉽게 생각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박 2일’이 안정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시청자 분들이 불안하고 불편해 하시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을 갑자기 바꾼다는 생각도 전혀 없고, 그 호흡을 최대한 깨지 않고 이 분위기를 최대한 좋게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소 석 달간 인터넷을 끊을 생각을 하고 있다. 불안감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프로그램에 흠집이 안 나도록 애쓰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1박 2일' 유일용PD [사진=KBS 제공]
또 유일용PD는 ‘1박 2일’ 스탭들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뒤에서 애쓰는 스탭드이 정말 많다. 우리 스탭 분들을 믿고 간다. 저는 정말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PD는 “시즌3로 계속 갈 것이다. 멤버들도 그대로지 않느냐. 그 흐름을 갑자기 바꾸다는 생각은 지금 당장 없다. 이 부분을 살려서 가는 게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며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조금의 변화는 있을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일용PD는 ‘1박 2일’을 더 따뜻하면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는 목표를 전했다.
유호진PD는 “계속 같이 할 거다. 고마운 은혜와 사랑을 잊지 않고, 해왔던 프로그램 계속 할 예정이다. 일용 씨가 책임이 무거울텐데 그 부분이 너무 미안하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라며 “여러가지 변화 속에서도 제작진을 향한 신뢰를 잃지 않아준 멤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그 고마움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당부를 전했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1박 2일’은 초대 프로듀서인 나영석PD의 하차 뒤 힘겨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시기를 묵묵하게 넘겨온 유호진PD가 ‘1박 2일’을 다시금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이제 뒤에서 후배 프로듀서를 지원한다. ‘1박 2일’ 멤버들의 투표로 선정된 유일용PD가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든든한 신임을 얻고 프로그램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앞으로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유일용PD표 ‘1박 2일’에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박 2일’ 시즌3는 김준호 차태현 김종민 데프콘 정준영을 비롯해 최근 합류한 배우 윤시윤까지 총 6명의 멤버들이 전국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3년 시즌3부터 메인PD 자리를 맡은 유호진PD가 메인PD 자리를 내려놓고 유일용PD 체제로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현재 ‘1박 2일’은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를 기록하는 등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한편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