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화백, "위작 논란 13점, 모두 내 작품"

2016-06-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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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참고인 겸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 재출석해 이같이 밝혀

경찰이 '위작'으로 결론 낸 자신의 작품을 직접 감정하러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이우환 화백[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한국 단색화 대표화가 중 한 명인 이우환(80) 화백은 29일 경찰이 위작으로 결론 낸 자신의 작품 13점에 대해 "모두 내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 화백은 '위작 논란'의 참고인 겸 피해자 신분으로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았다. 이틀 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이런 논란을 만들었다"며 "언론이 깡패냐"며 불만을 토로하던 그는 2시간 가량의 감정을 마치고 법률 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를 통해 "위작 판정이 난 13점을 모두 봤는데 물감이나 기법 등에서 확실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입장 표명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린 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물감을 쓴 탓에 '어떤 물감은 본인이 쓰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부분을 확인하고, 진품인 그림들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두 번째 경찰 출석에서 '모든 그림이 다 내 작품'이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상 첫 출석 때 이미 자신의 작품인지를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날 지능범죄수사대에 들어가기 전 "재료 등 디테일을 보기 위해 확대경을 가져왔다"며 "확대경을 안 봐도 알 수 있긴 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화랑운영자 현모씨(66)는 전날 위조 사실을 인정했다.

사서명 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씨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 심리로 2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현씨가 골동품 판매상 이모씨 등과 공모해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씨의 변호인은 "범행을 주도한 이씨 등의 제안을 받아 수동적으로 위조에 응했을 뿐 현씨가 위작이 유통·판매된 경위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위작 논란은 "내 작품은 모두 진품"이라는 작가와 "위조한 게 맞다"는 피의자의 엇갈린 주장 속에서 더욱 거센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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