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됐거나 방송 중인 지상파 방송사들의 수목드라마들이 이전 드라마들의 단골 중요 소재였던 ‘예쁘고 멋 있는’ 청춘남녀의 사랑과 치정, 삼각관계, 불륜 등을 과감히 버리고 가족애를 중요 소재로 삼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의 경우 비록 후반부에는 여민주(채정안 분)와 신석호(지성 분), 정그린(혜리 분) 사이의 애정이 등장했지만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정그린과 조하늘(강민혁 분) 사이의 남매애가 중요 소재였다. 정그린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몇 개를 하며 조하늘의 성공을 위해 뒷바라지했다.
‘딴따라’의 후속작인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는 멜로를 완전히 없앴다. 2회까지 방송됐지만 멜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신동욱(엄태웅 분)이 정혜인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지만 최소한 현재까지 정혜인과 신동욱 사이에는 어떠한 애정 감정이 없다. 오히려 신동욱은 첫사랑 정혜인과 정혜인의 아들을 걱정하기보다 정혜인의 아들이 납치된 것을 이용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혜인과 송정호(박해준 분)는 애정 없는 부부로 산 지 오래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도 마찬가지다. 현재 제수호(류준열 분)와 심보늬(황정음 분)의 사랑이 시작됐지만 처음부터 중요 내용은 현재 식물인간 상태인 여동생인 심보라(김지민 분)를 향한 심보늬의 형제애였고 지금도 그렇다.
심보늬는 “여동생을 살리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야 해”라는 무속인의 말을 듣고 자기 몸을 버리려고까지 하다가 몰카에 찍힐 뻔하기도 했다.
제수호는 처음엔 심보늬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지만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심보늬를 보고 심보늬를 사랑하게 됐다.
즉 심보늬와 제수호 사이의 사랑도 심보늬의 형제애 때문에 생긴 것. 멜로를 버리고 헌신적인 가족애를 중요 소재로 삼는 수목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