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하반기 경제 성장 2.8%도 힘들다"

2016-06-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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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망인 2.8%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격차가 축소돼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지난해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 올해 재고 성장기여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공개된 6월 금통위 의사록에 기록된 A 금통위원의 발언이다.
B 금통위원 역시 "경제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보여 지난 4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이는 경기적 요인과 더불어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C 금통위원도 "지난 4월 경제전망 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향후 하방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 또한 달성하기 쉽지 않은 전망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의 금통위원들은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8일 기획재정부 발표에 앞서 이미 9일 있었던 금통위 회의에서 2.8% 성장이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다음달 내놓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2.8%보다 훨씬 밑돌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경제연구원을 비롯한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해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올해 성장률을 기존 2.6%보다 0.3% 포인트나 낮춘 2.3%로 발표했고, 민간연구소들도 2% 초반까지 수정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저성장 기조와 기업구조조정 여파, 브렉시트(Brexit·영국 유럽연합 이탈) 등 높아진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2.8% 성장도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치며 가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로 지난 5월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경기 전망은 더욱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68로 전월(70) 대비 2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6개월 뒤의 경기 전망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역시 5월 80에서 6월 78로 2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주(BSI)도 지난 5월과 같은 71로 나타났다. 다음달 전망은 72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지며 경제 전망이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자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불안감이 증폭되며 2%대 후반의 경제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5%를 기록한 이후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2.9%로 성장률이 떨어진 상태다. 2014년에는 3.3%를 기록해 다시 3%대에 접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 2.6%로 다시 떨어졌다.

이와 관련, 다음 달 14일 개최되는 금통위에서 수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한은이 수정 전망치를 얼마나 조정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정부를 비롯한 한은은 대내외 연구기관들과 달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잡아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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