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미국-영국, 흔들리는 '특별한 관계'

2016-06-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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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되면서 유럽 내 미국의 최대 우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은 EU 내에서 영국을 대체할 만큼 믿을만하고 뜻이 맞는 나라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결과가 발표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영국과 EU와의 관계는 변하겠지만 미국과 영국 사이에 존재한 특별한 관계는 변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며 영국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서방의 동맹국 확장과 각종 문제에 대한 정책 공조에 결정적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영국은 국제적 신뢰도와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미국과 서방 동맹이 러시아 제재, 나토 영향력, 미국-유럽 간 자유무역 협상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유럽 내 발언권이 약해진 것이 문제다. 게다가 유럽 내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IS의 위협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 필요성도 높아졌다. 

전 나토 최고 사령관이었던 짐 스타브리디스는 “미국은 영국이 세계 문제에서 영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안타깝지만 덜 특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건은 ‘영국이 이제 미국에 예전만큼 특별하지 않다면 그 자리를 누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이다.

26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의 유럽 내 최대 우방국 자리를 독일이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인 브렌단 보일은 “EU 내 영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독일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에서 영국이 떠나면서 독일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벤 카딘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독일의 EU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독일과 미국의 관계는 우호적이
지만 영국이 빠져서 EU와의 소통에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유럽의 누구에게 전화를 걸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그 답은 독일 총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독일과의 관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은 미국과 EU를 이어주었지만 그 역할은 거의 끝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독일은 그 자리를 선뜻 탐내지 않는 듯하다고 NYT는 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여전히 군사력 동원을 주저하고 있는 데다가 사실상 전 세계를 엿듣는다는 미국 국가안보국(NSA) 주도의 영어권 국가 정보 협력체인 ‘파이브 아이즈’에 속해있지도 않다.

또한 독일은 다양한 사안에서 미국과 이견을 보여왔다. 실제로 리비아 사태에 미국은 적극적 협조를 촉구했지만 독일은 비군사적 부분에서의 공조만 동의했다. 글로벌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독일은 긴축정책을 주장했고 미국은 재정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이 메르켈 총리를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후 미국에 대한 독일의 의심은 더욱 심해졌다.

그 동안 미국과 영국이 그 동안 특별한 관계일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이 미국과 유럽을 잇는 다리였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 다리는 브렉시트로 무너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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