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2016 톈진 하계 세계경제포럼(WEF)'이 26일 사흘간 일정의 막을 올렸다. 26일 포럼 첫날 경기하방압력, 부채 리스크 증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중국 경제를 진단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 쉬샤오스 "중국 향후 5년간 6.5% 이상 성장률 보인다"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중속성장) 단계에 진입해 구조 조정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구조조정에 있어 특히 공급과잉 해소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쉬 주임은 "중국은 철강·석탄 과잉생산 해소에 나섰고 올해 석탄업 2억8000만t의 과잉생산 해소, 70만 노동력 재배치와 철강 4500만t 감산과 18만 노동력 재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향후 3~5년사이 철강은 1억에서 1억5000만t, 석탄업은 5억t을 감산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채'에 대해서는 "중국의 부채는 통제가능하고 레버리지비율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중간 수준으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없다"면서 "중국 당국이 기업 레버리지 비율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브렉시트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중국 경제에 자신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 리다오쿠이 "중국 경제 2018년 살아난다"
최근 중국 경제가 'L'자형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에 대해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더욱 힘을 잃어 올해 성장률은 6.7%에 그칠 것"이라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 중국 성장률이 6.6%까지 둔화된 후 2018년부터 회복세가 뚜렷해져 중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중국이 이를 기회로 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담긴 전망으로 주목됐다.
◇ 우버 CEO "중국 창업생태계, 5년 뒤 실리콘밸리 넘는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는 26일 톈진 다보스 포럼에서 나날이 개선되는 중국의 창업환경과 시장 분위기를 높게 평가했다.
칼라닉 CEO는 "중국 당국이 기업 혁신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개방플랫폼을 제공함은 물론 '인터넷 플러스' 전략 등으로 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5년 뒤 중국, 특히 베이징의 창업 생태계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 당국은 '만중혁신, 대중창업'을 강조하며 창업을 적극 장려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 레이쥔 "중국 위안화는 넘치는데...엔젤투자 부족"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은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회장은 중국의 스타트업 지원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쓴소리도 냈다.
레이 회장은 "최근 중국 창업환경이 상전벽해에 가까운 변화를 보이며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에 '위안화(돈)'는 넘치는데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교해 스타트업 자금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창업기업 투자가 대부분 사모펀드(PE)에 집중돼있고 실제 창업 초기에 받을 수 있는 엔젤투자나 벤처투자 규모가 작은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엔젤투자는 개인이 돈을 모아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주식으로 돌려받는 형태의 투자를 말한다.
◇ 브렉시트는 단기적 '충격'
브렉시트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데 중국 전문가의 의견이 쏠리는 분위기다. 텐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 산하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장위옌(張宇燕) 소장은 "브렉시트는 충격일 뿐 위기가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흔들리겠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고 오히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