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산업은행 회장을 지냈던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담당 부총재(전 산업은행 회장)가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차 AIIB 연차총회에도 불참했다. 대우조선해양 관리태만의 주요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반드시 참석해야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AIIB는 이날 오전 중국 고위급 경제관료들과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 57개 회원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연차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홍 부총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 부총재의 총회 참석은 규정상 의무사항이 아닌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IIB의 부총재로서 처음 개최하는 연차총회에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홍 부총재가 (한국) 언론과의 접촉을 꺼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차총회 현장에 참석했던 중국의 현지 기자들은 "홍 부총재의 불참은 중국내에서도 화제"라며 "그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기자에게 하기도 했다.
AIIB 본부가 있는 베이징 금융가 호텔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한국언론들의 대면, 전화 접촉 요구 등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를 대표해 연차총회에 참석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홍 부총재를) 보지 못했다"며 "따로 연락을 해보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조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재는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 지원이 "청와대·기획재정부·금융당국이 결정한 행위로, 애초부터 시장원리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었으며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후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발뺌했다. 감사원은 최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직무 태만'의 책임자로 홍 부총재를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