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2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의 영향 및 대응' 세미나에서 "해운, 항만, 조선, 화주·산업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편익이 비용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며 "산업별 영향을 고려한 대응 방안과 국가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나마 운하는 기존 운하 옆에 새 운하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26일 개항한다.
새 운하가 개통하면 통과 가능한 선박 규모가 44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에서 1만3000TEU급으로 커지고 통과 선박량이 2배, 해상 물동량이 30% 각각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화물량이 늘고 선박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활용도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본부장은 또 이 항로에 대형선박 투입이 늘고 해상수송이 원활해져 동북아 허브 항만인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의 경우에는 운하를 지날 수 있는 선박 규모가 커지면서 뉴 파나막스급(폭 49m·길이 366m) 대형선박 발주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은 다만 "선박 대형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해운회사들의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아시아-미동안 주력 선대인 1만∼1300만TEU급 대형선박을 확보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항만 비용을 줄여 부산항의 환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선사들이 새로운 발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뉴 파나막스급 선박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임종관 한국해양대 교수는 "1만TEU 이상인 동서 해상물류와 4000∼6000TEU급 남북 해상물류를 하나로 묶는 글로벌 해운물류 시스템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운시장의 근본적 변화이자 항로 운영에 필수적인 검토 사항인 만큼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파나마 운하가 새로 개통하면서 통항료가 오르면 경쟁력이 없어질 수 있다"면서 "해운당국은 파나마와 긴밀히 협력해 통항료가 어떻게 정해질지를 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