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비상경영체제'…TF 가동·일요일 회의도

2016-06-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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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새문안로 소재 농협중앙회 본사[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조선·해운업 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NH농협은행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각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가 하면 매주 일요일에도 임원 회의를 주재하는 등 출범 이후 맞이한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현재 자본확충방안 TF와 경영혁신 TF, 조직력 강화 TF 등을 새로 만들었다.

자본확충방안 TF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부담에 빠진 NH농협금융지주의 '빅배스(대규모 부실을 한 번에 처리하는 기법)' 재원 마련 방안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농협은행의 조선·해운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5조~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사업계획에도 관련 내용을 담기로 했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본확충방안은 은행에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지주까지 확대,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계획은 오는 9월께부터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내부에서는 자본확충 관련 업무를 기존 리스크관리부에서 종합기획부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김호민 수석부행장이 담당하는 종합기획부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나 자본확충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이달 초 구성된 경영혁신 TF에서는 조직 전반에 대한 이익 증가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영 진단 및 현안 분석을 비롯해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성장모델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사업 및 상품별 성과를 분석하는 한편 사업별 관리 개선 방안, 경영 관리 방안 등을 기획한다.

조직력 강화 TF의 경우 조직 효율성 제고 방안과 비용 합리화 및 개선, 업무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개선 작업을 전담하며 건전성 제고 TF는 지난해 11월 건전성 관리 TF를 확대 일원화한 것으로 건전성과 관련한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비상 시기인 만큼 농협은행 임원진 모두 주말을 반납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출근해 임원 회의인 '경영위원회'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임원진이 무박 2일 토론회를 개최한 이후 매주 일요일마다 관련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경섭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모든 부행장들이 참석한다.

농협은행이 이 같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은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 분리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적자가 나고 수익이 덜 나더라도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빅배스 추진 의지를 밝힌 것처럼 농협은행 내부에서는 빅배스 성공 여부에 은행의 생사가 걸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이 빅배스에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 산출을 마무리하는 대로 새로 교체된 농협중앙회 이사진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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