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진 조원태 부사장, 갈 길 먼 '한진 3세 경영'

2016-06-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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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총괄부사장).[사진=대한항공 제공]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예전과 달리 극도로 말을 삼가하고 있다.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감과 신중함이 배어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조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대한항공의 하반기 전망이나 한진해운 이슈를 묻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다른 질문에도 묵묵히 듣기만 할 뿐 "그렇다", "아니다"의 짧은 답변도 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 부사장은 현재 한진그룹 내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한진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유니컨버스 대표이사를 맡은데 이어 2014년에는 한진칼 대표에도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대한항공, 한국공항,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추가로 5개사의 대표에 선임됐다.

이로써 조 부사장은 한진해운을 제외한 그룹내 모든 계열사의 업무를 관여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 행보에 나서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 등 주요계열사 대표를 맡으면서 그의 언행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게 한진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이와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오너가(家)가 말실수로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어 조 부사장이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가가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가까운 예로 지난 2014년 12월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있다. 

조 부사장 역시 지난 2012년 인하대 막말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그는 인하대에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시민단체에게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 부사장이 '3세 경영'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지만 경영에 있어서는 오롯이 책임지고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현재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은 지창훈 사장, 진에어는 최정호 대표, 한국공항은 김재건 대표 등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향후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내 주력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과 관광을, 막내 조현민 전무가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와 기타 업무를 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75년생인 조 부사장은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USC·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뒤 한진그룹 각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한편 이달 실시한 한진칼 유상증자에서 조 부사장은 약 22억원을 들여 15만7763주를 매집, 주식수를 147만2295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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