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의 전통시장 생생 탐방기 ⑤] 600년 전통의 남대문 시장… '살리자' vs ' 살려달라'

2016-06-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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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남대문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엄주연 인턴기자]


아주경제 엄주연 인턴기자 = “이곳은 파는 물건 종류가 다양하고 많아서 좋다” (제인(Jane), 미국, 32)

“예전보다 매출이 많이 줄어서 다들 힘들다는 얘기뿐이다”(남대문시장 상인)
지난 20일 찾은 서울 남대문 시장 2번 입구 앞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남대문의 명물로 꼽히는 ‘야채호떡’을 파는 점포였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호떡의 인기는 꺼질 줄 몰랐다. 중심가로 들어서자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는 달리 상인들의 낯빛은 어두웠다. 오랜 역사를 지닌 남대문 시장은 장밋빛 미래와 어려운 현실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남대문 시장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기념품이 가득했다.[사진=엄주연 인턴기자]


◆ 명품시장으로 “살리려”는 사람들

남대문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명품시장에 선정되면서 도심재생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 중이다. 남대문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은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필수 관광코스로 만든다는 각오다. 이로인해 대부분의 간판과 가격표에는 한글과 중국어, 일본어까지 함께 적혀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 전통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남대문시장은 조선 태종 14년인 1414년 조정이 감독하는 시전 형태로 출발했다. 광복 이후 남대문시장 상인연합회가 생겨났으며 1964년 건물주와 땅주인, 상인들이 공동 출자한 주식회사 형태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아동의류, 남성의류, 여성의류를 비롯한 각종 섬유제품과 액세서리, 주방용품, 민속공예와 장신구 등을 공급하고 있다.

각 점포에서 대부분의 상품을 직접 제조‧생산하기 때문에 별다른 유통과정이 필요 없다.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주요 상품은 아동복과 액세서리다. 요즘은 맛 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갈치조림과 야채호떡도 시장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곳에 입점한 점포 수는 약 1만개가 넘는다. 하루 방문객 수는 40만~50만명 정도다.
 

직원들이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고 있다.[사진=엄주연 인턴기자]


◆ 내 가게를 “살려달라”는 사람들

활기차게 보이는 남대문시장의 겉모습과 달리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역 고가가 폐쇄되면서부터라고 한다. 불경기에 고가까지 폐쇄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시장 입구에서 주스를 파는 여사장도 “고가가 없어지는 바람에 남대문 오는 길이 너무 막혀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남대문 시장으로 올 수 있는 길은 퇴계로와 남대문 방면으로 두 가지다. 그런데 서울고가가 철거되면서 퇴계로 일대가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기존 고가를 이용하던 차량들이 우회 도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대문시장연합회 이민호 본부장은 “시에서는 8분밖에 안 막힌다고 말하고 있다"며 "실제로 보면 현재 30분~40분 정도 막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대문 시장은 수많은 상인들의 생존권이 오가는 곳이다. 서울시는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하지만 대책 없이 만든 정책은 상인들에게 어려움만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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