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처럼 마당에 풀을 뽑고
손톱이 너무 아프다
평생 온전히 살 것이라 여긴
천년의 뿌리내림이었을 터인데
실핏줄 마디까지 잘라
마당에 쌓아 올린 전리품
바랭이 질경이 명아주 쑥 토끼풀
그리고 망초 쇠비름 소루쟁이
개선의 문을 나설 때 노을도 지고
땀내 나는 서늘한 등허리
나는 알았네
너는 언제나 제자리인
나 홀로 전쟁이었던 것을
늘 혼자만의 전쟁에서
손톱이 아리고 마음은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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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풀과의 전쟁이다. 그들 모두 다들 제자리에 있는 것들이고 가만히 두면 스스로 잘 살고 있는 것들인데 시비를 걸어 싸움을 한다. 이긴 줄, 이길 줄 알았지만 돌아보면 늘 그 자리인 나 혼자만의 전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