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피살 충격에 캠페인 연기...'캐머런 리더십' 도마 위에

2016-06-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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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잔류 진영에 긍정 효과...국민투표 연기·백지화 주장도

한 과학수사대원이 16일(현지시간) 영국 요크셔 브리스톨에서 벌어진 의원 피격 사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현직 의원이 피살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모든 홍보 활동이 중단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국정 분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벌여 왔던 '브리튼 스트롱거 인 유럽(Britain Stronger in Europe·'유럽 내에서 더 강한 영국'이라는 뜻)은 모든 홍보 활동을 중단한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대표적인 반(反)EU 진영인 보트 리브(Vote Leave·'탈퇴 쪽에 투표하라'는 뜻)도 캠페인을 잠정 중단했다. 양 진영은 최소 18일까지 홍보 활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들의 홍보 활동도 전면 중단됐다. 잔류를 촉구해온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부터 대표적인 EU 탈퇴파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모든 외부 활동을 접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주말까지 모든 캠페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민투표 자체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3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시점에 모든 홍보 활동이 중단된 것은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16일(현지시간) 요크셔 버스톨에 마련된 선거구민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52세 남자에게 총격을 받고 숨졌다. 조 의원은 그동안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영국의 현직 의원이 의정 활동 중에 피격 당한 것은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피습 사건을 계기로 브렉시트 반대파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리보즈 모시리안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 글로벌금융부문 디렉터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추모 열기가 장기적으로는 동정 여론으로 발전해 잔류 진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시장도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으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세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파운드화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와는 대조적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사진=연합/AP]


브렉시트 여부로 인해 국론이 분열된 데다 피습 사건까지 일어나자 캐머런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캐머런 총리는 그동안 두 번이나 EU 탈퇴를 놓고 국민투표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지난 2013년 보수당이 분열 조짐을 보일 때는 국민투표 반(反)EU 바람을 타고 국민투표 카드로 보수당의 분열을 봉합했다.

지난해 5월에는 총선을 앞두고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었다. 이때도 반EU 정서를 바탕으로 표심을 얻어 집권 보수당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캐머런 총리의 정치 인생에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치적 욕심에 치중한 캐머런 총리의 국민투표 도박은 실패했다"고 표현했다. 

당초 초기 여론조사에서는 브렉시트 반대가 찬성을 앞질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찬성이 반대를 앞서는 등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결국 투표율이 투표 결과를 가를 수 있는 최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는 6월 23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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