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를 공식 방문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을 만나 대북 제재 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프랑스를 공식 방문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과 회담을 열고 대북 제재 공조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이행 현황 및 추가 조치를 상호 점검·검토해 나가기로 하는 등 북핵 대응 공조방안 구체화에 합의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식민지가 독립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 지역에서 상당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는 북한 우방국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이 지역 국가들의 연쇄적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끌어낼 경우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방국을 잃게 될 경우 북한이 받는 고립감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과 유럽연합(EU)의 추가적인 대북 제재안 도출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우간다와 쿠바, 러시아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전방위 대북 압박외교를 펼치는 우리 정부의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강력한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르 드리앙 장관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30년 지기다. ‘대통령과 보는 기준과 생각이 같다’는 현지 평가가 나올 정도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번 한불 국방장관회담으로 프랑스의 군사적 차원 이상의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차원이라기보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을 양국 국방장관이 함께 촉구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방산·군수협력 양해각서(MOU) 개정안을 체결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MOU 이행 권한이 국방부 차관에서 방위사업청장으로 변경되고 양국이 방산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기로 하면서 양국의 방산협력 범위가 넓어지고 이행 속도 또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되는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공중급유기와 같은 핵심기술 협력 문제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또 양국은 한국 내에서 실시하는 군사훈련에 프랑스군 참여를 확대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프랑스군과 유엔의 16개 임무단 지역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는 우리 군 부대 간 협의체계 구축과 상호 정보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이번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한불간 전략적 국방협력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한국과 프랑스는 올해로 수교 130주년을 맞는 전통적 우방이며 프랑스군의 6·25 참전을 계기로 맺어진 혈맹관계”라며 “이번 회담으로 양국이 전략적 국방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불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