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장악 롯데장학재단 '지주사 축소판'

2016-06-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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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선상에서 중심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재단을 마치 '지주사 축소판'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장학재단이 10곳에 맞먹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회사는 다시 일감 몰아주기로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려왔다. 이에 비해 재단은 2015년 장학금 지급을 비롯한 목적사업에 쓰는 돈을 반토막으로 줄였다.

16일 국세청 공익법인공시를 보면 롯데장학재단이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은 2015년 말 기준 광고대행업체인 대홍기획이 21.00%로 가장 많았다.

재단은 롯데제과(8.69%)와 롯데칠성음료(6.28%), 롯데역사(5.33%), 롯데푸드(4.10%), BNK금융지주(2.25%), 롯데정보통신(0.94%), 롯데캐피탈(0.48%), 삼광글라스(0.37%) 주식도 적게는 1% 미만, 많게는 9% 가까이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홍기획은 2015년 총매출 3614억원 가운데 약 59%에 해당하는 2127억원을 롯데쇼핑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롯데쇼핑이 가장 많은 483억원어치 일감을 대홍기획에 줬다. 이어 호텔롯데(309억원)와 롯데칠성음료(302억원), 롯데홈쇼핑(189억원), 롯데물산(75억원), 롯데역사(11억원) 순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

대홍기획은 신영자 이사장 본인도 6.24%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배력이 27%를 넘어선다. 이에 비해 신영자 이사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만 보면 20%가 안 돼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대홍기획은 롯데장학재단처럼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수가 8곳에 달한다. 지분 규모를 보면 엠허브가 99.90%로 가장 많고, 모비쟆미디어도 70.00%에 이른다. 롯데정보통신(28.50%) 및 롯데손보(16.22%), 롯데닷컴(13.86%), 롯데캐피탈(8.23%), 롯데제과(3.27%), 롯데역사(2.94%)도 롯데장학재단이 지분을 가진 회사다.

롯데장학재단은 목적사업비를 2014년 147억원에서 이듬해 58억원으로 약 61% 줄이기도 했다. 이는 장학금이나 장학행사비, 기부금(타재단출연), 교육기자재지원에 쓴 자금을 집계한 것으로, 정작 재단이 돈을 써야 할 곳에는 인색해졌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 내부거래가 많은 계열사는 비용이나 거래를 부풀리기 쉽다"며 "과거 내부거래가 비자금을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된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은 신영자 이사장 측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고, 현재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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