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세계 및 국내경제가 구조적 침체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석유화학과 건설을 제외한 모든 국내 주력산업 업황은 회복세로의 전환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6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6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1분기 성장률이 0.5%에 그치는 등 2014년 2분기 이후 0%대의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과 같은 국내외 기관이 성장률을 하향조정 하는 등 2%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실정이다.
기업 역시 상반기에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한데 이어 구조조정 본격화로 하반기 성장도 녹록치 않다고 우려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만성적 수요 감소에 따른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2016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은 중국 경제 둔화 및 원자재 수출국 부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3.2% 소폭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이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정책금리 등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향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불안요인으로는 수출부진, 외화유동성 및 부채 디플레이션 위험을 꼽으면서, 국제금융시장 모니터링 및 시장안정화 조치와 부채 문제 연착륙 등 정책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국내경제가 올해 2%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장기적으로 고령화 및 생산성 저하에 의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속한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및 노동시장 개선이 필요하고, 중국 전자상거래 수출을 위한 인프라 확충으로 소비재 시장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인적자본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 등 생산성과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반기 국내 주력산업 경기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수주절벽,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은 하반기에도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보았다.
자동차·전자·철강의 경우 기대요인과 위협요인이 상존해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반면, 건설의 경우 신규주택 분양가 상승 영향과 해외 저가수주로 인한 손실 반영이 마무리 단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선세가 우세하고, 석유화학 역시 공급부족으로 인한 호황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조선은 하반기 수주 회복이 미미하고, 캐나다의 원유 생산 회복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제유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란 점 등의 영향으로 불리한 환경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은 해외 저가수주에 따른 손실 반영이 상반기 중 대부분 마무리 되었고,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국내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라 주택 신규 분양이 확대된 점이 긍정적 신호로 나타났다.
석유화학도 아시아 지역 납사크래커(NCC) 시설 투자 위축과 동시에 저유가 영향으로 NCC(석유) 대비 원가 경쟁력이 약해진 중국 CTO(석탄)·북미 ECC(천연가스) 설비가 신·증설 감소로 이어지는 등 에틸렌 공급부족으로 내년까지 호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는 신흥시장 부진 지속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가 있는 가운데, 환경 및 안전규제 강화, 전장화 가속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기회 요인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는 매출 성장 정체에도 원자재와 원재료 가격 하락 및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새로운 디바이스 부재, 교체 수요를 자극할 혁신의 둔화 등으로 IT 수요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산업 역시 가격상승이라는 호재와 수요 부진 악재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내수가격 반등과 구조조정 이슈 확산이 국내 철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연말에 다가갈수록 중국 부양책 효과 축소로 철강 수요가 둔화될 수 있어 철강 업황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