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는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이 회사 직원이 180억원을 횡령했다는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번 개인 비리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리스크를 키워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관계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십이 없는 만큼, 관리가 제대로 안 돼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7조원 넘는 공적자금을 받고도 2015년 2조9000여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이런 영향으로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전날 52주 고점인 1만4850원(2015년 6월 15일) 대비 68.96% 하락한 4610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주가가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개 차장이 이 정도 규모로 횡령을 했다면,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더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마련"이라며 "회계적으로 외부에 새는 게 많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주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의심이 다른 조선사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며 "경쟁사가 눈에 띄게 뛰어나지 않는 이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대우조선해양 측에서 어떻게 답변공시를 할지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대표이사 횡령은 영향이 크지만, 이번 사건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악재는 아니라는 얘기"라며 "다만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전날 2006~2015년에 걸쳐 대우조선해양이 추진한 사업 5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식 회계를 비롯한 불법행위 유무를 가려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