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칼 겨눈 롯데엔 32명 '롯피아' 포진

2016-06-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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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검찰이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비자금 조성 혐의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는 롯데그룹에 '롯피아'(롯데+마피아=롯데그룹에서 일하는 권력기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서른 명 넘게 버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롯데쇼핑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전월 말 낸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정부 주요부처 고위관료, 법원·검찰 수뇌부, 군 장성 출신을 비롯한 낙하산 인사 32명이 2015년 말 현재 16개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인 감사 또는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장·차관을 포함해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 23명으로, 낙하산 인사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했다. 법조계 출신이 7명, 군·경 출신도 3명에 달했다. 금융감독원도 이곳 출신만 7명이 일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정부 로비에 활용 우려"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필두로 지배구조를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권력기관 출신 인사가 대정부 로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도 롯데그룹은 이런 인물을 새 감사나 사외이사로 앉혔다. 롯데쇼핑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이석윤 전 한국식품연구원 기획조정부장을, 롯데정밀화학은 박석환 전 주영국대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뽑았다.

롯데그룹 사외이사는 정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경제부처 출신이 가장 많다. 이뿐 아니라 막강한 힘을 가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감원에서 일했던 인물도 적지 않았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라고 하더라도 회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드러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사실상 로비를 위해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32명 롯피아 면면을 보니

롯데쇼핑을 보면 이재원 전 법제처장, 최석영 전 주제네바대사가 2015년 말 기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호텔롯데에서는 김영과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사외이사를 맡았다. 롯데렌탈은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 왕기현 중부지방국세청장이, 롯데로지스틱스에서는 박상용 전 공정위 사무처장이 각각 사외이사를 맡았다.

롯데제과 사외이사는 박차석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강대형 전 공정위 부위원장, 송영천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용호 전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차지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롯데케미칼은 김철수 전 관세청 차장, 김윤하 전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장,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뒀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방원팔 전 육군 중장, 신영철 전 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이장영 전 금감원 부원장, 최영홍 전 국방부 검찰부장이 사외이사로 일했다. 부산롯데호텔이 김현철 전 부산고법 판사(현 부산시 고문변호사), 롯데정밀화학은 변동걸 전 서울중앙지법 법원장(현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에게 각각 사외이사 자리를 줬다.

롯데정보통신에는 이성규 전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우리홈쇼핑은 한명관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정보기술이 손병조 전 관세청 차장을, 롯데카드는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고영준 전 금감원 국장, 김인석 전 금감원 검사, 임병순 전 한국거래소 실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뒀다.

롯데캐피탈이 길기봉 전 서울동부지법 법원장, 유병모 전 금감원 상호금융검사국 부국장을, 롯데손보는 민안기 전 금감원 부국장, 이광범 전 대법원장 비서실장, 문재우 전 금감원 감사에게 사외이사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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