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링크드인 인수를 계기로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월가의 관심은 이제 트위터로 쏠리고 있다.
현지시간 14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많은 M&A 전문가들과 기술업종 투자자들은 테크 M&A의 붐이 다시 한번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M&A는 한번 활기를 띄면 거세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 인수사들이 지켜보던 회사가 다른 기업에게 뺏길까봐 빠른 대응에 나서기 때문이다.
M&A 붐이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고공성장이 기대되는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인수에 좋은 조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회사가 성장 둔화기에 들어서면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링크드인의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되었고 MS의 인수제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링크드인의 주가는 올초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한편 MS, 구글,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막대한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도 향후 M&A 붐이 전망되는 이유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M&A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 후 “지금까지 애플의 인수 사례보다 더 큰 무언가를 인수할 것”이라며 “훌륭한 기술과 훌륭한 인재와 애플의 전략과 딱 들어맞는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놀로지 크로스오버 벤처스의 데이비드 위안은 “테크 공룡들이 기업가치가 낮아진 회사들을 낚아채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우호적인 신용조달 환경도 M&A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버코어에 소재한 한 은행의 스투 프란시스 애널리스트는 “MS처럼 트리플 A 신용등급에 막대한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신용 조달은 어렵지 않다. 금리가 낮은 데다 높은 수익을 찾아나선 투자자들도 많다”고 분석했다.
테크 M&A 분야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반도체와 컴퓨터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M&A가 성사됐다면 이제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같은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월가의 관심이 트위터로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는 동시에 온라인에서 특정 분야의 대표로 언급되는 기업들이 인수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MS가 링크드인을 인수한 것도, 구글이 10년 전 유투브를 인수한 것도, 페이스북이 2012년에 인스타그램을, 2014년에 왓츠앱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같은 맥락이다.
트위터는 매월 3억100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액티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링크드인의 세 배에 달한다. 게다가 트위터 역시 링크드인과 마찬가지로 성장 둔화에 빠지면서 주가가 지난 7월부터 1년간 60% 가량 미끄러졌다.
실제로 MS의 인수 발표 후 링크드인 링크드인의 성장 둔화와 MS가 효과적으로 자사 상품을 링크드인에 녹여낼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구인구직 네트워킹에서 링크드인 브랜드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앞으로 트위터의 주인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