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로 미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번 사건이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총격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으로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는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할 예정이었던 합동유세를 취소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아침에 일어나서 플로리다의 충격적인 뉴스를 들었다"며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러한 끔찍한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내 마음은 함께한다"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그녀는 별도의 성명도 내 이번 참사를 "테러 행위"라고 규정한 뒤 "미국은 유사한 공격을 막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15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하기로 예정됐던 위스콘신 주 합동유세를 전격 취소하고 추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올란도에서 정말 나쁜 총격, 경찰은 테러리즘의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다"고 말했다.
또 급진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옳았다고 축하하는 지지자들에 대해 "감사한다"며 "나는 축하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강인함과 경각심을 원한다. 우리는 현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과격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말을 언급할까?"라며 "만약 하지 않는다면 수치심을 느끼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건 관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기록된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애도의 뜻으로 정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참사를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팀의 보고를 받은 뒤 발표한 성명에서 "비록 수사가 아직 초기상태이지만 이번 사건이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우리 국민을 지키자는 결의로 함께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나 예배 공간, 극장, 나이트클럽에서 총을 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 게 얼마나 쉬운지 이번 사건이 더욱 일깨워주었다"며 "이게 우리가 원하는 나라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주장하는 '총기규제론'을 강조했다.
경선 국면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선 대결을 준비 중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서는 이번 사건을 어떤 식으로든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공방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클린턴은 정치적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