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13일 국회 개원 연설할 듯…여야 협치 시동거나

2016-06-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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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불안·경제위기 강조하며 쟁점 법안 처리 요청…여소야대 국회에 '협치 메시지' 내놓을 듯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3일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할 것으로 보여 ‘상시청문회법’ 거부권 행사 이후 얼어붙은 정국을 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9일 국회 사무처가 박 대통령의 개원식 참석을 공식 요청해옴에 따라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을 한 차례도 빠짐없이 해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수락하면 이는 취임 후 5번째 국회 연설이며, 1987년 개헌 이후로 역대 20번째 현직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된다.

박 대통령은 3년 연속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 연설을 했고, 지난 2월에도 국회를 찾아 북한 문제를 위주로 '국정에 관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일단 국회 연설이 확정되면 민생·경제를 키워드로 '일하는 국회'를 간곡히 당부하면서 정부도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재원 정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상황이 많이 변했다. (이를 반영해) 대통령의 연설 메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프랑스 순방 중 20대 국회 임기 시작을 맞아 "경제위기와 안보불안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은 시기인 만큼 국회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해주시기 바란다"며 "20대 국회가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한 국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비롯해 노동개혁 등 집권 4년차 주요 국정과제를 언급하면서 중단없는 개혁 의지를 표명하고, 국민적 단합을 호소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고, 이를 위해선 쟁점법안 통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다급한 인식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1만여건의 법안 가운데 정부 제출 법안 197건을 20대 국회에서 재발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여야간 이견차가 컸던 원격의료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 대학구조개혁법안도 포함됐다.

다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관련 4개 법안 등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주요 쟁점 법안은 20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새누리당에서 발의해 정부가 재추진하는 법안에서는 빠졌다. 앞서 새누리당은 당론으로 추진하는 9개 법안으로 20대국회 1호 법안인 ‘청년기본법’을 비롯해 ‘노동개혁’ ‘사이버테러방지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재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야권도 19대 때 폐기됐던 쟁점법안을 다시 발의하고 나서 여야간 갈등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핵심과제 입법 처리는 20대 국회에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생명안전업무종사자 직접고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데 이어 '기간제·단시간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위험작업에 대해 사내하도급 사용을 금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들은 모두 19대에도 추진됐고 상당한 공감대도 형성됐으나 새누리당의 노동4법 추진과 맞물리면서 자동폐기됐다.

국민의당도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발의했다.

박 대통령이 정부의 쟁점 입법 등을 비롯해 꽉 막힌 경제 현안을 풀기 위해 이번 국회 개원연설을 계기로 3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추진할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매번 국회를 찾을 때마다 국회의장․여야 지도부와의 별도 티타임을 갖고 얼굴을 마주한 바 있어, 이번 국회 개원 축하 연설을 계기로 3당 대표들과 첫 상견례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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