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제 거부하고 군복무 마친 탈북男

2016-06-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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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1호 군필…“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 다했을 뿐”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병역 면제가 가능한 탈북자 출신 20대 남성이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제대한 사실이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병무청과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탈북자 A(21)씨가 지난 2월 공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탈북자의 군 입대 및 제대는 A씨가 처음이다. 현재 군 복무 중인 탈북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온성에서 태어난 A씨는 4살 때 처음 부모님과 함께 탈북해 약 6년을 중국에서 숨어 지냈다. 하지만 A씨 가족은 북한에 잡혀가 1년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고 결국 A씨가 10살이 되던 해 두 번째 탈북 성공으로 한국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강원도에 자리를 잡은 A씨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입학,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10대를 보냈다. 그의 꿈은 항공정비사가 되는 것. 특성화고인 항공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3년 과정을 마치고 지난 2014년 3월 곧바로 공군에 입대했다. 항공고 졸업생은 공군 병사나 부사관으로 입대할 수 있다.

그는 신병 훈련소에서 서류에 자신이 탈북민임을 적시했다. 공군은 탈북민임에도 군 입대를 결심한 그의 원만한 군 생활을 돕기 위해 탈북자라는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현행법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 남성은 본인의 뜻에 따라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약 2년간 강원도 원주에 있는 제8전투비행단에서 항공기 정비 임무를 수행하며 누구보다도 충실히 군 생활을 한 그는 지난 2월 만기 제대로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

A씨는 남북하나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남자가 군대 다녀온 것이 무슨 자랑거리인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남자로서 국민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며 “돈 많이 벌어서 지금까지 고생만 한 우리 부모님 잘살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미 공군 전투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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