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아슬아슬한 제조업 이중전략

2016-06-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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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중국이 저가 제조업과 첨단 제조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저가품 제조공장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건비가 낮은 국내 지역으로 공장 이전을 장려하는 한편, 소득을 늘려 소비자 주도형 경제를 조성할 수 있도록 반도체나 로봇 등 하이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자칫 한쪽으로 쏠릴 경우 상당한 사회불안이 뒤따를 수 있다고 현지시간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저가 제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 정도에서 임금 상승률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률은 수년째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중국 인건비는 방글라데시,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대비 4배나 높다. 이에 따라 저가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홍콩산업연합회의 저스티나 영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주강델타지역에서 홍콩 기업들의 공장 수는 2006년에서 2013년까지 1/3이나 줄어 이제는 3만2000곳만 남았다. 다수는 저임금 국가로 이전했다.

섬유나 의류 제조사들은 베트남을 향한다. 신발 제조사인 광저우 웨이홍 풋웨어의 왕 웨이 매니저는 “베트남 이전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베트남 남동부 충안에 첫 공장을 열었고, 앞으로도 신발 공장과 섬유 공장 다수를 베트남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당국은 중국의 동부 대비 임금이 30% 가량 낮은 서부나 중부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할 경우 각종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공장 자동화, 연구 예산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선진 기술을 보유한 유럽과 미국 경쟁사들을 인수하도록 장려한다. 베이징은 2018년까지 산업 재편을 위한 기업투자를 15%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총 수출에서 고가품인 기계 및 운송장비의 비중이 21%에서 46%까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저가품 수출 비중은 감소세다.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을 장려하는 데 성공할 경우 선진국 기업들은 강한 압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WSJ은 중국이 저가 제조업에 상당히 오랜 기간 매달리고 있는 만큼 기초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성장 동력의 부족으로 선진국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중진국에 머무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고속 성장과 사회적 상향 이동에서 정통성을 찾는 인민당 1당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져 사회적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공장의 해외 이전 등으로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사회 관계망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목격되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저가 제조업은 동남아를 향하고 첨단 산업은 다시 북미와 유럽을 향한다. 우리같은 이주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또한 올해 1분기 중국에서는 877건의 노동자 시위가 일었는데, 전년 대비 35%나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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