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정책, 중도에서 좌측으로 변화

2016-06-0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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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동성결혼·사회복지 등, 샌더스영향 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정책이 중도에서 좌측으로 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 주 상원의원으로 출마했던 2000년, 그리고 대통령 후보에 처음 도전했던 2008년과 비교할 때 다수의 정책이 중도주의에서 자유주의(liberal)로 바뀌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 전 장관의 정책 변화 원인으로 민주당의 정책이 변화한 것에 더해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클린턴 전 장관의 정책이 좌측으로 변화한 사례들로는 우선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 변화를 들었다.

2013년 이전까지 동성애자 권리를 외면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미국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2008년 대선 후보에 도전했을 때 동성결혼에 반대한다고 했던 것과는 180도 변화한 모습이었다.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비준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이전과는 다른 것이다.

국무장관 시절 TPP를 "골드 스탠더드가 될 것"이라며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너무나 크게 변화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TPP 비준에 반대하게 된 것은 샌더스 의원의 공격과 함께 노동조합 소속 유권자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복지 혜택과 관련해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초당파적인 합의로 축소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복지 혜택을 축소하지 말자는 쪽으로 변화했다.

이와 관련, 클린턴 전 장관이 여러 이슈에서 입장을 바꾼 것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슈퍼 팩(정치활동위원회)인 '프라이오러티스 USA(Priorities USA)'의 조프 가린은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 2008년 이후 경제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지금도 8년 전처럼 생각한다면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클린턴 전 장관의 입장 변화는 유권자에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진 것을 거론하며 "더 리버럴하게 보이는 것은 근로 계급 유권자와 무소속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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