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미포조선, 전남 영암 대불산단 블록공장 연내 철수

2016-06-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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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운송 시간만 36시간…운송비 부담·생산 비효율성 문제 가중

[사진=현대미포조선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이정주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블록공장(제2공장)을 연내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악의 ‘수주 절벽’에 부딪힌데다 울산 본사까지의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7일 조선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안에 현대중공업그룹은 대불산단 블록공장을 접고 울산 본사로 이동할 계획이다.

선박은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작은 단위의 블록을 여러 개 만들어 하나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된다.

2004년 8만여평 부지에 설립된 대불산단 블록공장은 선박 블록을 제작해 울산 본사로 공급하고 있다. 대불산단 블록공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만2000t의 블록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미포조선 전체의 24%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울산 동구 방어동의 본사 공장 외에 온산공장(울산 울주군), 대불공장(전남 영암군), 장생포공장(울산 남구), 모화공장(경북 경주시) 등 총 4개의 사외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선박 블록을 제작하는 곳은 장생포와 대불공장 두 군데다.

하지만 전남 영암에서 울산까지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 운송 이동시간만 36시간이나 걸리는 등 운송비 부담과 생산 비효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울산이라는 지역이 워낙 땅값이 비싸고 부지가 한정적이다 보니 전남 영암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그러나 영암과 울산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이동 시간이 길고 운송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대불산단 블록공장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면서 “운영비 절감차원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주 잔량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총 134척(59억 달러)이다. 올해 수주한 탱커는 모두 3척에 불과할 정도로 수주 절벽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대불산단 내에는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등 조선사들이 몰려 있어 잇따른 공장 철수로 아노미 현상이 발생할 경우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대불산단 블록공장에 정규직 비중이 낮다는 점도 회사 측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재 공장에는 약 25명의 정규직을 비롯해 900여명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25명가량의 정규직만 인근 현대삼호중공업 측에 흡수하면 비교적 손쉽게 정리가 되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전체 직원 수는 정규직 3512명(3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선사 구조조정에서 가장 힘든 부문이 인력 문제인데 정규직 비중이 낮다면 현대미포조선 블록공장 철수는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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