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화력발전' 손 못대는 산업부…산업육성·에너지 정책 분리해야

2016-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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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업 육성 큰 흐름 주도하는 산업부, 에너지 정책 서로 상충" 지적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정부가 3일 '범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지만, 핵심 쟁점인 경유값 인상과 화력발전소 문제에서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경유값 인상 등을 주장하는 환경부와 다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를 강하게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산업부가 관장하는 업무 가운데 국내산업 육성과 에너지 자원관리 업무가 서로 상충해 정책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현재도 부처간 이견 조율이 진행중이지만 기재부·산업부·환경부 등 소관 부처간 입장차가 워낙 커 정책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3일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에서 관련 부처간 이견을 보이는 쟁점은 ▲경유차, 경유값 문제 ▲노후 화력발전소 처리 문제 등이다.

먼저 미세먼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화력발전소 문제의 경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30년 넘은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거나 석탄 대신 친환경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바꾸기로 했다.
 

정부가 3일 '범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지만 핵심 쟁점인 경유값 인상과 화력발전소 문제에 있어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진은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당시 생각에 잠긴 모습.[남궁진웅 timeid@]


그러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연간 1600여명이 숨진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상황에서 소극적인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석탄화력발전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부는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유값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는 경유차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경유값을 올리고, 휘발유값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재부는 경유가격 인상은 결국 세금 인상이라면서 맞서고 있다. 

자동차 산업진흥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경유값 인상이나 환경개선부담금 인상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해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당장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큰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시내 진입 제한 등도 언제 어떻게 시행하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나올때까지 국민들이 미세먼지를 마시며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렇듯 국내산업 육성이라는 큰 흐름을 주도하는 산업부에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 수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자성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소식통은 "산업부가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어떻게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이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부는 국내산업 육성이라는 본연의 업무와 함께 에너지자원 관리 업무도 들고 있는데 이는 서로 상충되는 업무로 산업 육성과 에너지 정책을 서로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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